(안승찬의 이車저車)싼타페vs.윈스톰..`수성이냐 반란이냐`

  • 등록 2006-09-01 오후 2:47:51

    수정 2006-09-01 오후 5:46:24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싼타페의 수성이냐, 윈스톰의 반란이냐`를 두고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 현대차 싼타페(위) vs. GM대우 윈스톰(아래)
지난 2000년 출시된 현대차의 `싼타페`는 이듬해인 2001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SUV 시장에서 줄곧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자타공인의 대표 모델이다.

하지만 GM대우의 첫 번째 SUV인 `윈스톰`이 싼타페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윈스톰`은 GM의 대표적인 소형 SUV `새턴 뷰`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GM대우의 야심작.

지난 7월 처음 판매된 윈스톰은 한 달 동안 국내시장에서 2916대를 판매되는 돌풍을 일으키며, 같은 기간 3250대가 판매된 싼타페를 바짝 뒤쫓았다.

현대차 내부에서 "싼타페의 가격이 윈스톰에 비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며 긴장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통의 SUV 강자` 싼타페와 `돌풍의 신예` 윈스톰을 비교 분석해봤다.

◇싼타페 출력·토크 앞서..윈스톰 가속도 탁월 

일단 싼타페와 윈스톰은 체급이 다르다. 지난해 출시된 신형 싼타페는 배기량을 2200cc급으로 올렸지만, 윈스톰은 2000cc급으로 출시됐다.

따라서 출력이나 토크 등 객관적인 파워는 배기량이 높은 싼타페가 앞선다. 싼타페의 최대출력은 153ps/4000rpm, 최대 출력은 35kg.m/2000rpm인데 반해, 윈스톰의 출대 출력은 150ps/4000rpm, 최대 토크는 32.7kg.m/2000rpm이다.

▲ 싼타페와 윈스톰 제원 비교
하지만 윈스톰의 리터당 마력은 국내 SUV 중 최고인 75.3ps/ℓ로 싼타페의 69.9ps/ℓ보다 높다. 같은 배기량으로 놓고 비교한다면 윈스톰의 파워가 더 좋다는 얘기다. 

실제로 운전해보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무게가 싼타페보다 가벼운 윈스톰이 가속력이 다소 낫다는 느낌이다.

윈스톰 개발에 직접 참여했던 GM대우 관계자는 "가속도에서 만큼은 윈스톰이 국내 SUV 중 최고 수준"이라고 공언할 정도다. 4WD·자동기어 기준으로 싼타페 무게는 1905kg, 윈스톰은 1810kg이다.

연비는 큰 차이가 없다. 4WD·자동기어 기준으로 싼타페의 연비는 11.4km/ℓ, 윈스톰은 11.1km/ℓ다. 수동은 싼타페가 11.4km/ℓ, 윈스톰이 11.3km/ℓ다.

◇윈스톰 자동식 4륜변환 `눈길`..회전반경은 싼타페 짧아 

배기량이 한 체급 높은 싼타페(4675*1890*1725mm)가 윈스톰(4635*1850*1720mm)에 비해 전반적으로 덩치가 더 크지만, 앞뒤 바퀴사이의 거리인 축거는 윈스톰(2705mm)이 싼타페(2700mm)보다 길다. 축거가 길수록 운행의 안정감이 높아진다.

하지만 유턴할 때는 덩치가 큰 싼타페가 더 유리하다. 싼타페의 최소 회전반경은 5.4m로 윈스톰의 5.7m보다 오히려 작기 때문이다.

SUV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인 4륜구동 시스템은 윈스톰이 싼타페에 비해 자동화되어 있다. 싼타페의 경우 4륜구동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스위치 조작이 필요하지만, 윈스톰은 GM의 `액티브 온 디맨드 4휠드라이브(Active on Demand 4WD)` 기술을 적용해 차량의 주행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4륜구동으로 변환된다.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한 소음의 경우 싼타페는 100km/h 정속 주행 시 62dB로, 볼보의 XC-90(63dB) 보다 조용하다. GM대우 측은 윈스톰의 소음이 차체 강성 보강과 경량 신소재의 흡·차음제를 적용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승차감을 좌우하는 서스펜션의 경우 싼타페와 윈스톰은 모두 독립현가식 멀티 링크 후륜 서스펜션을 적용해 타이어 접지력을 높이고,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을 강화했다.

◇싼타페 "공간 넉넉"..윈스톰 첨단 ESP `눈길`

▲ 1·2·3열의 시트폴딩이 모두 가능한 싼타페
실내공간은 7인승을 기본으로 하는 싼타페가 전반적으로 더 넓다. 싼타페의 실내는 높이 2570mm, 폭 1555mm로, 윈스톰의 2556mm, 1486mm보다 넉넉하다. 화물적재 공간도 싼타페가 폭*높이*길이 1157*908*807mm인 반면, 윈스톰은 954*812*802mm로 격차를 보인다.

시트폴딩 역시 싼타페가 1열부터 3열까지 모두 가능한 반면, 윈스톰은 1열 운전석의 시트폴딩이 불가능하다. 싼타페가 보다 다양한 실내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헤드레스트와 천정사이 거리인 헤드룸(1열 기준)의 경우 윈스톰이 1454mm로, 싼타페 1020mm보다 오히려 넓다.

안전장치인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능동적차량자세제어장치)의 경우 윈스톰이 싼타페에 비해 다양한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윈스톰은 세계적인 ESP업체인 미국 콘티넨탈테베스의 첨단 ESP를 장착, ABS, TCS(미끄럼방지), ARP(전복방지) 외에도 DCS(급경사시 속도 컨트롤), BAS(급제동시 제동력 강화), ASR(엔진제어로 미끄럼방지) 등 총 6가지의 기능을 갖췄다.

충돌테스트의 경우 싼타페는 국내 건교부와 미국 교통관리국(NHTSA)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받았고, 윈스톰은 국내 시험에서 별 다섯을 얻었다.

◇윈스톰 `가격경쟁력`..`현대차` 브랜드파워 이길까

▲ 역동적인 디자인의 윈스톰
싼타페와 윈스톰의 외부 디자인의 우열을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 각각의 선호와 감각에 따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을 뿐이다.

굳이 특징을 나누자면 싼타페가 볼륨감과 곡선을 강조한 반면 윈스톰은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이 점도 강조됐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싼타페가 윈스톰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싼타페의 화이트 블루 조명은 다소 투박해 보이는 윈스톰에 비해 세련됐다는 느낌이다.

▲ 싼타페(위)와 윈스톰(아래)의 운전석 내부
무엇보다 국내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현대차`라는 브랜드는 싼타페의 최대 강점이다. 또 싼타페는 미국 자동차부문 컨설팅회사인 오토퍼시픽(AutoPacific)의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 중형 SUV 부문 1위를 5번이나 차지하는 등 대외적인 검증도 확실하다.

윈스톰의 경우 `대우`라는 브랜드 가치가 현대차에 비해 떨어질 뿐 아니라 윈스톰이 아직까지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윈스톰의 최대 강점은 가격이다. 윈스톰은 1977만(5인승, 2륜, 수동)~2938만원(7인승, 4륜, 자동)에 시판되고 있다. 2270만~3420만원대인 싼타페와 비교하면 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결국 싼타페와 윈스톰의 승패는 싼타페가 윈스톰에 비해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가 300만원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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