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증권포럼(ASF) 연차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증권시장은 국경을 초월해 시장통합과 지역내 협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아시아 지역은 아직까지 시장통합 움직임과 협력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역내 시장통합의 성공사례로 유럽을 꼽았다. 또 아시아 증권시장의 성장가능성도 거론했다.
유럽은 지난 98년 이전부터 증권거래소 통합논의를 벌이기 시작, 2003년 파리, 암스테르담, 브리쉘 등의 증권거래소가 통합돼 유로넥스트가 출범한 바 있다.
아시아지역 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올 3월 기준으로 전세계의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아시아 증권시장이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인도증시는 83%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일본 53%, 한국 51%, 중극 21%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윤 위원장은 아·태지역의 국가간 민간협력을 넘어서 다자간 협력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다만 "아·태지역 각국의 자본시장 관련 법제의 정비와 규제의 조화 등 공공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증권감독자회의(IOSCO)의 아태지역 위원회에서 매년 다양한 감독이슈를 갖고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며 법제환경의 조화에 힘쓰고 있다"면서 감독당국의 지원입장도 밝혔다.
업계는 아·태지역 증권거래소 통합이 당장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윤 위원장의 발언을 평가절하하면서도 최근 증권선물거래소(KRX)의 최근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KRX는 지난해 이영탁 이사장 취임 이후 KRX 기업공개(IPO) 준비작업과 더불어 중국기업에 대한 IPO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KRX 관계자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거래소 통합과 관련, 감독당국과 협의된 것은 전혀없다"며 "지금은 거래소가 통합한지 1년 남짓된 상황이고 유럽과 달리 아시아는 국가간 증시통합이 실제로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통합 가능성을 감안해서라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시아증권포럼(ASF) 서울총회는 오는 23일까지 열리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호주,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12개 국가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황건호 증권업협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 진수형 한화증권 사장, 김대송 대신증권 부회장, 홍성일 한국증권 사장, 강찬수 서울증권 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