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정태선기자]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가 자신의 재산을 730억원이라고 신고했다. 홍 대사는 그러나 보유부동산중 일부에서 위장전입 사례가 있었다고 시인,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헌재 전경제부총리,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위장전입 시비로 낙마한 만큼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관보를 통해 재산등록 내역이 공개되기 앞서 홍대사는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재산공개 내역을 설명하면서 위장전입 사례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홍 대사는 엄청난 재산 규모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많은 국민이 공직자 재산이 왜 이렇게 많느냐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다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출발점을 갖고 시작하는데 저는 혜택받은 삶을 살아왔다"고 이해를 구했다.
홍대사는 재산공개 내역에 관해 설명하면서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아 몰랐거나 ▲무관심했거나 ▲죄의식이 없었거나 ▲불가피했던 경우 등 이유로 부동산 가운데 일부 위장전입 사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여러차레 사과했다.
위장 전입과 관련, 홍 대사는 "내가 1972년부터 83년까지 미국 생활 후 귀국하기전 부친이 매입한 경기 이천군 율면 땅 4만5000평 가운데 30%가 농지인데 이것이 `전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후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으로 있을 때 위의 땅 한가운데 원주인이 팔지 않고 있던 농지 3천평을 선친이 사들이면서 자신의 부인 이름 명의로 한 것도 `전입 케이스`라고 시인했다.
이어 그는 "모시고 살던 아버지가 여러번 내 이름으로 돼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무관심해서 무슨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죄의식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보를 통해 공개된 홍대사의 재산은 지난 2월 15일현재 730억4250만원이다. 본인 재산 463억3963만원, 배우자 82억4251만원이며 장남 47억3492만원, 차남 72억6375만원, 장녀 64억616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유가증권으로 등록된 재산의 84%에 달했고, 나머지는 충남지역 상당수 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사 본인 명의로 갖고 있는 유가 증권은
삼성전자(005930)(5만1500주),
엔터원(035500)(11만238주), 보광훼미리마트(61만6279주), 삼성코닝정밀유리(17만8346주) 등 신고액 기준 430억3천100만원에 달했고, 은행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은 40억2400여만원을 신고했다.
한편 정부공직자윤리위는 이날 관보에 홍 대사외에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 등 14명의 재산등록과 변동신고 내용을 공개했다.
최초 신고 대상자들은 ▲조기숙 청와대 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이 5억7614만원 ▲양현수 충남대 총장 2억8515만원 ▲이광재 애틀랜타 총영사 4억1747만원 ▲정진호 페루대사 1억2915만원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11억1천946만원의 재산총액을 각각 신고했다.
또 변동 신고대상자들은 변동액이 ▲이재봉 춘천교육대총장 2354만원 ▲이병완 전 청와대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 3556만원 ▲송영근 전 기무사령관 7297만원 ▲황동준 한국국방연구원 원장 1087만원 ▲박창정 마사회회장 2만원 등을 신고, 재산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반면 이광진 충남대 총장은 2억6002만원, 김한정 전직대통령 비서관은 529만원,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은 1058만원 등으로 감소했다고 신고했으며 정순균 전 국정홍보처장은 재산증감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