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세계속에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개봉 58일만에 1천만 돌파..새로운 기념비
수출도 `청신호`..`태극기~` 랑데뷰 돌풍중
  • 등록 2004-02-19 오전 11:54:38

    수정 2004-02-19 오전 11:54:38

[edaily 전설리기자] 영화 `실미도`가 드디어 관객 1000만명 고지를 밟았다.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기념비를 세우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영화계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실미도`가 1000만을 밟는 신화를 이뤘고 `태극기 휘날리며`도 500만을 넘으며 `랑데뷰`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뜻깊은 소식도 들려왔다. 바야흐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헐리우드의 문화 수출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보던 우리가 전세계 스크린에 태극기를 휘날릴 그날에 한발짝 다가선 것이다. ◇`실미도` 1000만..영화사 다시 쓴다 `실미도`(플레너스(037150)·한맥영화 공동 제작, 시네마서비스 배급)가 개봉 58일만인 19일 전국 관객 1004만명을 동원, 드디어 꿈에 그리던 전국 관객 1000만명 시대를 활짝 열었다. 두 달이 채 안되는 58일동안 국민 1000만명을 스크린앞으로 불러 모았다는 것은 실로 기록적이다. 남한 전체 인구 4800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상영등급인 15세이상 극장에 갈 수 있는 사람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이 영화를 관람한 것이다. 이로써 `실미도`는 한국 영화의 흥행사를 다시 쓰는 영화로 당당히 등극했다. 지난 93년 `서편제`가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후 10년만에 한국 영화 관객수를 네자릿수로 끌어올린 것이다. 한국 영화는 93년 `서편제`가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후 주춤하다 99년 `쉬리`가 전국 관객 580만명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이후 2000년 `공동경비구역JSA`가 전국 관객 540만명을 불러모으며 `쉬리`의 기록에 근접했다. 그리고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일컬어지는 2001년 `친구`가 개봉 37일만에 `쉬리`의 기록을 깨고 종영 때까지 820만명을 동원하는 쾌거를 올렸다. 현재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필름 제작·쇼박스 배급)가 `실미도`에 이어 흥행기록을 갱신할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개봉된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13일만에 전국관객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실미도`가 19일 걸려 이룩한 기록을 6일이나 앞당긴 것.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첫주 최대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최단기간 관객 200만명, 300만명, 400만명, 5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우며 또 다른 꿈의 고지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세계 스크린에 태극기 휘날릴 그날을 위해 한국 영화의 수출 전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형 대형 블록 버스터들이 속속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 계약 금액도 사상 최대 규모다. 1000만 관객몰이에 성공한 `실미도`는 한국 영화 사상 최고 액수인 최소 개런티 300만달러(36억원)에 일본에 수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 영화중 최고가는 220만 달러의 `올드보이`였다. 일본 측에서 `실미도`에 대해 개런티를 제외한 순수 홍보마케팅 비용만으로 300만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고 최소 150개의 상영관을 확보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영화로 일본에서 가장 흥행한 `쉬리`가 2000년 일본 개봉 당시 전국 35개 상영관에서 12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을 감안한다면 `실미도`는 일본에서 역대 최고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일본 최대 배급사인 UIP재팬과 170억원의 개런티에 배급계약을 체결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오는 6월 현지의 300개 스크린에서 개봉된다. 또 대만, 중국, 싱가포르,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과도 수출과 관련해 어느정도 협의가 이루어진 상태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헐리우드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쇼박스에 따르면 `태극기 휘날리며`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미라맥스, 소니클라식, 유니버셜픽쳐스, 콜롬비아트라이스타, 유나이티드아티스츠, 폭스를 대상으로 판매를 위한 관계자 시사회를 열고 있다. 또 오는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AFMA(American Film Market)에도 참가한다. 쇼박스는 “헐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3일 국내 최초로 열린 월드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세계적 배급 관계자들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 영화의 수출 실적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7년 49만달러에 머물렀던 한국 영화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2500만달러로 늘었다. 10여년만에 5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실적 그래프의 성장곡선은 한국영화가 산업화의 수렴기가 아닌 성장기에 있다는 증거"라며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의 브랜드 수출은 수치로 환산되는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 제고나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더 큰 무형의 수익을 일궈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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