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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발견못한 질병도 척척
장동일 SK텔레콤 DX사업추진팀 팀장은 엑스칼리버의 태생부터 함께해온 인물이다. 오랫동안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자, 엑스칼리버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엑스칼리버는 수의사가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전용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근골격(근골격계 질환 7종), 흉부(흉부 질환 10종), 심장 크기 측정(심비대 진단), 복부(복부 질환 16종) 등의 대한 질병 분석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원격판독 자문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루 정도 걸렸던 일을 무려 15초면 해결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발병률이 높은 질환은 물론 발병 민감도가 낮은 질환도 찾아준다. 실제 장 팀장은 엑스칼리버를 사용하고 있는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이첨판막폐쇄부전증’을 찾아준 사례도 설명했다. 이첨판막폐쇄부전증은 반려견의 심장 내 피가 역류(좌심실→좌심방)하지 않도록 하는 이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생기는 병이다. 엑스칼리버는 심장길이의 비율(VHS)를 측정하는데, 심장크기가 평균보다 크게 나오면서 이상소견을 제시했다. 이후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진행해 원인을 정확히 찾았고 수술까지 진행한 케이스다.
실제 엑스칼리버를 사용하는 동물병원이 늘면서 엑스레이 분석의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근골격 질환의 경우 출시할 때 정확도가 84%였는데, 11개월이 지난 현재 86% 상승했다. 이외 흉부질환은 88%, 복부질환은 94%가 일치한다.
활용 많아지며 정확도 높아져
SK텔레콤은 현재의 엑스레이 이미지 분석 외에도 치아, 안구, 피부 등에 대해서도 AI판독이 가능하도록 개발에 나선다. 또한 AI판독이 가능한 반려동물 종류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오는 11월부터는 반려묘에 대한 분석서비스도 추가한다. 장 팀장은 “현재는 작은 반려동물 위주로 사업을 진행을 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는 수의 시장 내 비중이 큰 소나 돼지 등 대동물 쪽으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라며 “데이터를 계속 학습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CT, MRI 등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아직 반려동물 AI의료 서비스 시장은 시작단계”라며 “현재 경쟁사로 3곳이 있는데, 우리와 기술은 조금 다르고 충분히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현재 해외 사업자의 경우 AI판독 서비스를 하기 위해 엑스레이 사진 등을 메일로 주고받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엑스레이 사진을 올리면 15초만에 빠른 판독이 가능해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 물론 SK텔레콤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클라우드 서버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현재 해외에 서버를 놓거나, 기업과 협업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
장 팀장은 “엑스칼리버는 AI 관련 사업 중 1년여 만에 매출이 조금씩 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엑스레이라는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심장 소리로 질병을 판단하는 등 다양한 AI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