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5700억 삭감’ 서울교육청…“디지털전환 등 88개 사업 차질”

시의회, 학교기본경비 등 88개 예산 삭감
조희연 “시의회, 학부모·시민 걱정 들어야”
“디지털 대전환 시대, 서울교육 뒤쳐질 것”
  • 등록 2022-12-19 오전 11:30:09

    수정 2022-12-19 오전 11:30:09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안이 5688억원 삭감돼 디지털 전환 등 88개 사업에서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이 지난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 참석하며 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교육청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시의회) 예산심삭에서 삭감사유도 불분명한 채 5688억원이 삭감됐다”며 “이에 따라 58개사업은 예산서에서 사라지게 됐고 30개 사업은 기준도 없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안으로 원안(12조89155억원)보다 5688억원이 줄어든 12조3227억원을 확정했다.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전자칠판 설치 예산을 포함, 5688억원을 삭감한 바 있다. 교육위는 삭감된 금액만큼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 등으로 증액을 요구했지만 시교육청이 이를 부동의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년도 예산은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하고, 기초·기본학력 보장 등 교육의 책임성을 강화하며, 우리 학생들이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소중한 씨앗”이라며 “서울시의회는 그동안 보여준 서울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학부모와 시민들의 걱정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예산삭감에 학교기본경비가 포함돼 정상적인 학교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시교육청은 “학교기본경비는 각 학교의 기본 살림살이를 위한 경비로 만성적 시설비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학교시설 개선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 예산”이라며 “(시교육청은) 학교공간 자율계획사업비(1005억원)와 공공요금·물가상승분(824억원)을 포함해 편성했으나 전액 삭감돼 학교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예산 삭감으로 디지털 대전환 시기에 서울교육이 뒤쳐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시의회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전자칠판 사업과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인 ‘디벗’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디지털 대전환으로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서울교육의 발걸음은 더뎌지게 됐다”고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이외에도 △초3~6학년 대상 ‘우리가 꿈꾸는 교실’ 프로젝트 △공영형 유치원 운영 △학교 밖 학생들 사업 △혁신교육지구 다가치학교·학교선택제사업 △교육후견인 사업 △학교 자율사업 공모제 △대학진학상담 프로그램 ‘대학진학앱’ 등 총 88개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운영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주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준도 없이 삭감하다 보니 내년 시교육청 정책이 정상 운영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5688억 원 감액에도 불구하고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혁신미래교육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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