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식음료 업계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 광고와 후기 등 일방적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관계형 소통으로 진화하면서다. 주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세대 취향을 저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아예 ‘수강신청’ 등 콘셉트로 참여의 의의와 재미를 모두 공략하고 나서기도 한다.
| 최근 유튜브에서 진행한 ‘매운대학 개강총회’ 라이브 방송 하이라이트 영상 갈무리.(사진=오비맥주 필굿 유튜브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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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주류·음료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소비자 40명과 함께 ‘매운대학 개강총회’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 1시간 동안 조회수 2만뷰와 최대 동시 접속자 1600여명을 기록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을 받은 이번 ‘매운대학’은 오비맥주의 발포주 ‘필굿’(FiLGOOD)과 인기 개그 유튜버 ‘피식대학’, 대학생활 콘텐츠 기업 ‘대학내일’이 함께 기획한 캠페인이다. 새 학기를 맞아 개강총회 콘셉트로 매운 음식과 함께 필굿을 도전하는 ‘매운맛 서바이벌 게임’, ‘B대면 뒤풀이’ 등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방송에 앞서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자 매운맛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테스트 ‘매운대학 입학시험’도 진행했다. SNS 상 각종 ‘심테’(심리테스트)가 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놀이 문화’로 유행하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응모자 3만여명 중 최종 합격한 40명이 라이브 방송에 비대면 출연해 소통하며 수강을 마쳤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번 ‘매운대학’은 대학생 및 MZ세대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게 기획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며 “필굿은 올해도 홈술·랜선 모임 트렌드에 맞게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마케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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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음료학교’를 통해 신제품 음료 ‘흑미숭늉차 까늉’을 출시한다. 음료학교는 ‘실제 소비자들이 직접 세상에 없던 음료수를 만든다면 무엇이 나올까’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롯데칠성이 음료전문미디어 ‘마시즘’과 협업한 소비자 참여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7월 처음 시작한 음료학교는 1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20명의 소비자들이 1기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이들은 롯데중앙연구소 전문가들로부터 음료 개발 과정 등 교육과 멘토링을 받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 신제품 ‘흑미숭늉차 까늉’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까늉’은 ‘까만 숭늉차’의 줄인말로, 조선시대 등 선조들이 식후에 즐겨 마시던 숭늉을 현대적 간편 음료(Ready To Drink)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음료학교 내 펀딩 페이지를 통해 8일 만에 목표 금액의 232%를 달성하며 실제 생산까지 이어졌다. 지난 2월 한 달 간 롯데마트에서 테스트 판매를 진행했고, 조만간 정식 시판을 통해 대용량 등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