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라 취업 심사 생략?…기품원장 임용 발표했다 '보류'

방사청, 이창희 신임 원장 임용 및 취임 발표
7시간만에 임용 보류 긴급 보도자료 배포
"인사혁신처 취업 심사 절차 거치지 않아 보류"
  • 등록 2017-12-29 오후 1:27:03

    수정 2017-12-29 오후 2:07:5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임명 전부터 이른바 ‘코드인사’ 논란이 일었던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 원장 인사가 결국 발표 반나절 만에 보류됐다. 내정된 인사가 인사혁신처의 승인 심사도 받지 않았는데, 임명 절차를 진행한데 따른 것이다.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29일 담당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현 정부 대선캠프 출신의 특정 인사에 대한 임명 강행으로 빚어진 촌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은 전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기품원 제5대 원장으로 예비역 육군 대령인 이창희(56) 전 국방개혁자문위원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29일 경남 진주 본원에서 취임식을 한다고 전했다. 기품원은 국산무기체계 등 군수품의 품질보증과 미래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국방과학기술 기획 업무를 수행하는 방사청 산하기관이다.

하지만 방사청은 이날 밤늦게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29일부로 임용 예정이었던 기품원 원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취업심사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임용이 보류됐다”고 밝혔다. 기품원장 취임식 보도자료를 낸 지 약 7시간 만이다.

방사청은 이에 대해 “기품원이 인사혁신처 고시 2015-15호에 의거해 취업제한 기관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1월 전역한 이 전 위원이 일정기간 취업할 수 없는 기관에 기품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공직자 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후 3년간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된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취업제한기관에 원칙적으로 취업할 수 없다.

이 전 위원은 방사청에서 근무한바 있으며 기품원에 파견근무를 한 적도 있다. 이 전 위원이 유관기관인 기품원에 재취업 할 경우 인사혁신처로부터 퇴직공직자 취업 승인 심사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생략했다는 의미다.

경남 진주 혁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국방기술품질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방사청 관계자는 “본인이 취업을 하기 전에 먼저 취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승인신청을 해야 하지만, 이를 생략했다”면서 “기품원 원장은 공개모집을 통해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방사청장이 임명하는데, 방사청 역시 취업심사 승인을 받았는지 확인했어야 함에도 이를 파악하지 못한 실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월 3~4일 쯤 신임 원장에 대한 인사혁신처 취업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라면서 ”빠르면 1월 말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품원 원장 임명이 보류된 이 전 위원은 육사 40기로 1984년 임관 후 야전지휘관을 거쳐 국방획득업무를 담당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방획득제도개선단 간사로 근무하며 방사청 창설 업무에 관여했다. 특히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안보특보와 대선캠프 내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바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도 가까워 송 장관의 국방장관 후보시절 인사청문회 TF에도 참여했다. 이 때문에 그의 능력과 자질을 떠나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국산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핵심 국가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 수장 인선 과정에서도 현 정부와 가까운 강태원 선임연구원이 유력시됐다. 인사 결과 남세규 ADD 부소장이 소장에 취임했지만, 강태원 연구원은 부소장으로 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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