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입주민의 언어폭력에 의한 모욕감으로 분신 사망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전원이 해고 예고 통보를 받았다는 주장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24일 “해당 아파트 경비원 78명을 포함해 노동자 106명이 용역업체로부터 12월31일자로 해고하겠다는 내용의 ‘해고 예고 통보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6일 열린 신현대아파트 입주자임원회에서 현재 용역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공식 결정한 상태”라며 “이번 사건으로 아파트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일종의 보복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입주자임원회에서 동대표회장 등이 그런 주장을 하긴 했으나, 내달 초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확정될 사항”이라며 “용역업체를 바꾸고 경비원을 해고하려 했다면 이미 새 업체 선정에 들어갔겠지만 진행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 간 기싸움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관계자는 “경비원 분신 사망 사건 이후 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가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해고 여부를 놓고 양측이 서로 우위에 서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30분께 경비원 이모(53)씨가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씨는 한 달만인 이달 7일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