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부동산)"이제는 팔아야할 때"

스태그플레이션 초기..'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역세권 중소형,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추천
  • 등록 2008-07-07 오후 2:16:53

    수정 2008-07-07 오후 3:03:57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향후 부동산시장의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점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하락폭과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제는 '손절매(loss cut)' 시점이라는 의견에서부터 '오히려 가치투자 적기'라며 여유자금이 있다면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 활황기처럼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 하지만 자기자본비율이 높다면 가치상승 여력이 있는 부동산 상품에는 투자해 볼만하다고 권유하기도 한다.
 
▲좌로부터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PB팀장,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


◇집값 어떻게 될까?= 통상 물가가 상승하면 화폐가치는 떨어진다. 때문에 부동산, 농산물, 원자재 등 실물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시기 부동산 가격은 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물가는 상승하지만 경제성장은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물자산의 가치 상승보다 경제 침체로 인한 구매력 저하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가계소득이 줄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의욕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되면 가계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는 가계 지출 최소화의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현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단계임을 인정했다.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향후 집값 하락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PB팀장은 "현재 분위기 자체는 상승반등할 여지가 없다"며 "서울 강북이나 경기도 북부지역의 강세도 앞으로는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도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거시경제 변수보다는 수급상황 등에 더 영향을 받았지만 현재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며 "전체적인 상황이 악화되면 집값 하락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분할 것은 처분해야"=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물건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손절매(loss cut)'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의 특성상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빠져나올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소장은 "고유가, 고금리 등의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면 좋겠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상황을 봤을 때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을 정도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사람일 경우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처분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당 상품을 무리하게 매입하려는 것도 금물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투자에 관한 보수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위험이 큰 부동산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은행권의 고금리 상품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환금성이 좋은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국공채나 실적이 견실한 회사채, 우량주 위주로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원갑 소장도 "처분한 자금은 은행권의 고금리 정기예금 등에 넣어두는 등 지금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향후 집값이 저점을 기록했을 때 투자처를 물색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실수요 위주로 접근" =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환금성이 높은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 부동산은 금융상품에 비해 처분 기간이 길고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에 실수요가 많은 상품들이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높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추천한 투자처는 역세권 중심의 중소형아파트다. 박 소장은 "실수요가 많은 곳 중심으로 투자처를 선정해야 한다"며 "이런 지역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는 없더라도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고 처분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지적했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역시 아직은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박상언 대표는 "강남권, 강북 도심권 등에 있는 업무용 오피스텔은 금리 상승에 맞춰 임대료 인상도 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며 "향후 2∼3년간은 공급이 많지 않아 단기간 자금을 묻어두기에는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명숙 팀장도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기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상품이 수익형 부동산"이라며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 자신의 자금 수준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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