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헌기자]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1일 청와대 업무보고 전 언론브리핑에서 "앞으로 공기업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없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당시 "`낙하산`이라는 것이 실상 실체가 모호한 것인데 무조건 상부기관에서 산하기관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낙하산으로 통칭하기도 어렵다"며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온다면 출신과 관계없이 낙하산이라는 말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앞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공기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 이를 참고로 우리나라 공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 어디서 오건 가장 적절한 경영자를 이사회에서 뽑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었다.
변 장관이 언급했던 공기업 지배구조 가이드 라인을 OECD가 28일 내놓았다. 이 가이드라인은 우리나라 기획예산처처럼 각 국의 공기업 경영관리총괄기관과 의회, 지배구조 전문가, 세계은행, IMF 등 국제기구, 다수 공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3월 확정한 것이다.
◇경영공시 국제기준으로, 이사회 의장-CEO 분리가 좋아
OECD는 "공기업의 경영성과는 일반 국민과 다른 산업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정부 재정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경쟁력 강화와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개선은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밝혔다.
OECD는 이 자료에서 우선 공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연차보고서를 발간하고 국제기준에 따른 경영공시 및 외부회계감사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투명성 제고를 위해 국제기준에 따른 독립된 외부회계감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대규모 또는 상장 공기업은 재무 및 비재무 정보를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략적 자문과 경영진 감시, 경영진 임면 등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의 권한과 능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OECD는 "정부는 공기업의 경영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며 "공기업 이사회가 자신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OECD는 이사회 의장과 CEO의 분리를 좋은 관행으로 평가했다. 이사회가 CEO 임명 해임권을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사회 기능보완을 위한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의 설치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경영책임 불분명..민간과 동일조건서 경쟁해야
한편 OECD는 공기업에는 경영진, 이사회, 소유권 행사기관, 주무부처, 정치인 등 다양한 의사결정 관련자가 존재함으로써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공정경쟁 여건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ECD는 "공기업과 국책은행, 기타 금융기관, 여타 공기업 등과의 관계는 순수하게 `상업적 기준`에 따라야 한다"면서 "국책은행 등이 공기업에 신용을 제공할 경우에는 민간기업과 동일한 조건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예산처는 이같은 가이드라인에 대해 "주요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서 우리 현실에 수용가능한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이를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