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은 몇 차례 급등락을 겪은 끝에 서서히 안정국면으로 향하는 길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동안 불안의 진원지였던 증시가 안정감을 보이자 외환과 채권시장도 덩달아 제자리 찾기에 나섰다.
26일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기관 매수세가 지수를 지지하며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종합주가지수 580선, 코스닥지수 80선을 동시에 회복했고, 거래량과 대금도 확실히 늘어났다.
외환시장은 증시 안정과 수출기업의 네고물량이 동시에 힘을 발휘해 환율 하락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5일 이후 처음으로 1119원대로 떨어졌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장기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며 1조원의 통안채 입찰을 편안히 소화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97포인트 오른 587.60, 코스닥지수는 2.36포인트(2.98%) 상승한 81.54로 마감했다. 또 3시장 수정주가는 전날보다 508원 오른 1만6838원,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0.15포인트 떨어진 72.7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10원 낮은 1119.10원으로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또 채권시장에서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떨어진 8.12%, 3년물 회사채는 2bp 떨어진 9.07%, 2년물 통안채는 1bp 떨어진 7.94%를 기록했다. 5년물 국고채는 8.47%로 전날과 같았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연 이틀 급등락을 멈추고 새로운 방향 모색을 진행했다. 지수는 오전중 급등 이후 조정을 받다가 오후에는 낙폭을 줄인 채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거래소시장은 전날 미국 나스닥 시장 약세와 외국인의 계속된 순매도로 일시적으로 약세 전환됐지만, 이후 좁은 밴드내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가 결국 580선을 넘어 전날보다 2.97포인트 오른 587.60으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과 개인 매매 패턴, 선물 등락에 따른 프로그램매매 동향 등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순매도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대형 블루칩을 중심으로 총 89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30만8000주(613억1000만원), 현대전자 21만7000주(32억9000만원), 삼성물산 45만3000주(33억999만원) 등을 순매도했다. 반면 LG전선, 한강기금, 한전, 삼성전자(1우) 등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155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순매수로 대응했다. 기관은 프로그램매수 형태로 총 947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중에서도 투신과 증권은 각각 409억원, 232억원 매수 우위 상태였다. 또 연기금도 140억원 주식을 더 사고 있다. 프로그램매도는 523억원, 매수는 604억원으로 총 81억원 매수 우위 상태였다.
업종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제약주와 철강주. 제약주의 경우 개인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 유유산업, 부광약품, 대원제약 등 3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근화제약이 14.6% 상승했고, 대형주인 종근당과 유한양행(우), 대웅제약 등도 강세를 보였다. 철강업종은 포철의 강세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삼미특수강(우)과 환영철강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동성철강 등도 대부분 상승했다.
그러나 은행주는 공적자금 추가조성 수혜라는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강세를 보이던 조흥은행, 광주와 제주 등 지방은행이 약세로 돌아섰다. 외환은행이 6%, 하나은행이 4% 정도 상승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거래량은 크게 증가해 4억147만주로 약 두달만에 4억주대를 기록했고, 거래대금도 2조1229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도 이틀 연속 반등하며 지수 80대를 회복했다. 코스닥시장은 업종 전반에 걸쳐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 투자심리가 안정을 찾으며 거래도 활기를 띠어 거래대금은 모처럼 1조원을 웃돌았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하락 영향으로 약세 출발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에 가담하며 대형주가 반등하자 상승으로 전환됐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36포인트(2.98%) 상승한 81.54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코스닥지수가 8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21일 이후 3일만(거래일 기준)이다. 치열한 매매공방속에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1억7768만주, 1조25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을 제외한 전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벤처기업과 제조업지수의 상승폭이 컸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79개를 포함해 431개였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8개 등 127개에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한통프리텔 국민카드 한통엠닷컴 등 시가 상위 1~ 3위 종목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반등을 주도했다. 새롬기술 LG홈쇼핑 한국정보통신 아시아나항공 현대정보기술 핸디소프트 한통하이텔 이네트 대양이엔씨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술주들도 일제히 올랐다. 정보통신 단말기 생명공학 환경 네트워크장비 보안솔루션 소프트웨어 컴퓨터 반도체장비업체가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스페코 삼우통신공업 테라 한아시스템 로커스 인디시스템 우영 삼우이엠씨 주성엔지니어링 유니셈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70억원과 5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반등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기타법인은 32억원과 88억원을 순매도했다.
3시장도 소강국면이 지속된 가운데 전강후약의 모습을 보이면서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3시장은 장 초반 큰폭의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상승을 견인할 만한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이 둔화돼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수정주가는 전날보다 508원 오른 1만6838원을 기록했다. 벤처기업은 3.3% 하락한 반면 일반기업은 9% 올랐다.
반면 선물시장은 외국인, 개인 매도와 기관 매수가 팽팽하게 맞서며 소폭 하락했다. 전날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과 단기 이익실현 물량이 하락을 유도했지만, 하방 경직성을 보였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개장 이후 줄곧 매도로 일관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과 개인은 장중 순매도 포지션을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4포인트에 가까운 지수 변동을 낳았다.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0.15포인트 떨어진 72.7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이 전날보다 3원 이상 하락하며 지난 15일 이후 처음으로 1119원대에 진입했다. 월말을 맞아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이 환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주가하락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가 주가안정과 네고물량 유입 등으로 추가상승이 제한됐다. 오후에는 환율이 주가반등과 네고물량 유입이 겹치면서 하락세로 반전했다. 번번이 1120원선에서 추가하락이 막히는 모습을 보이던 환율은 3시23분쯤 1119.90원을 기록하며 1120원 저지선 하향돌파에 성공했다. 결국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10원 낮은 1119.10원으로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환율을 움직이는 변수가 명확히 드러나는 하루였다. 증시가 열려 있는 동안은 주가변동이 환율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고 증시 폐장 이후에는 기업들의 네고물량 등 수급요인이 환율을 움직였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들이 거래소에서 937억원 주식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70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86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앞으로 달러 역송금수요가 외환시장에 들어와 환율의 추가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는 1조원의 통안채 입찰을 무난히 소화해내면서 수익률이 소폭 하락했다. 9월 물가와 투신권의 MMF 편입채권의 변화, 5년물 장기채권의 매매 등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개장초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전날 선네고 금리보다 3bp 낮은 8.10%에 첫거래를 시작해 8.08%까지 떨어졌다. 매물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듯 했으나 한국은행이 2년물 통안채 입찰을 공고하면서 수익률 하락에 제동이 걸렸다. 오후들어 소강상태에 들어갔으며 통안채 1년물 입찰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다. 2000-10호는 8.10%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았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떨어진 8.12%, 3년물 회사채는 2bp 떨어진 9.07%, 2년물 통안채는 1bp 떨어진 7.94%를 기록했다. 5년물 국고채는 8.47%로 전날과 같았다.
국채선물시장은 현물 채권시장의 수익률 변동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개장초 채권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12월물 선물은 전날보다 0.14포인트 오른 98.57포인트로 출발했다. 오전장 중반 매물이 증가하면서 12월물 선물은 98.43~98.36을 오가며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오후들어서도 0.03~0.06포인트 내외의 가격변동이 이어졌으나 전반적으로 거래가 줄어들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결국 12월 선물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떨어진 98.34포인트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9099계약으로 전날보다 다소 줄었고 미결제약정 8881계약으로 677계약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