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김대수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지난 달 19일 세계보건기구(WHO) 후원으로 열린 ‘근긴장이상증 음악가들을 위한 콘퍼런스’와 근긴장이상증 환자의 공연에 참석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소식을 전했다.
지난 달 19일 카네기홀에서 열린 ‘기적의 콘서트‘에서 주앙 카를로스 마틴 피아니스트가 공연자로 나섰다. 그는 1970, 1980년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주목받았으나 갑자기 찾아온 손가락 근긴장이상증으로 음악을 접어야 했다. 바타 비자호 코스타 산업 디자이너가 개발한 바이오닉 글러브를 끼고, 다시 노력한 결과 60년만에 82세의 나이로 카네기홀에 섰다.
| 김대수 교수(왼쪽)와 주앙카를로스 마틴(오른쪽).(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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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서 그는 NOVUS NY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바하의 음악을 지휘하고, 피아노로도 직접 연주했다. 공연 중간에 김대수 KAIST 교수를 포함해 근긴장이상증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희귀질환 음악가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음악가 근긴장이상증은 음악가의 1%에서 3%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근긴장이상증의 5%를 차지한다. 근긴장이상증으로 연주가 불가능하게 된 음악가들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린다.
현재 보튤리넘 톡신(보톡스)로 이상이 생긴 근육을 억제하는 방법을 쓰지만 근육기능을 차단하면 결국 악기를 연주할 수 없게 된다. 주앙 카를로스 마틴 자신도 여러 번의 보톡스 시술과 세 번의 뇌수술 등을 받았지만 치료 효과가 없었다.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이 지나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것에 착안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을 개발했다. NT-1은 근긴장 증상의 발병을 뇌에서 차단해 환자들이 근육을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교원창업기업인 뉴로토브에서 개발하고 있다. 임상테스트를 위한 약물 합성이 끝났고, 동물 실험결과 효능과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김대수 교수는 “NT-1은 뇌에서 근긴장이상증 원인을 차단하는 약물로서 음악가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라며 “2024년까지 한국에서 임상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