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런치모드는 잊어라"..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 '대세'

넥슨 이어 넷마블도 3분기 내 폐지..엔씨 "검토 중"
스마일게이트도 "세부내용 등 노사협의 진행 중"
  • 등록 2019-03-17 오후 6:20:41

    수정 2019-03-17 오후 6:20:4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게임업계에 ‘포괄임금제’ 폐지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넥슨에 이어 넷마블(251270)도 3분기 내 포괄임금제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엔씨소프트(036570)와 스마일게이트도 조만간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현재 직원대표와 논의 하에 포괄임금제 폐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근로여건 개선안이 우선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사안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씨는 노조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근로조건 등을 직원대표와 논의한다.

포괄임금제는 급여에 연장 및 야간, 휴일근로 등 시간외 수당을 모두 포함시켜 일괄 지급하는 임금제도를 말한다. 지난해 모든 산업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상황에서 게임업계는 신작 출시를 앞두고 개발팀이 야근과 특근을 지속하는 고강도 근무체제인 관례적인 ‘크런치모드’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지난 2월 사측과 포괄임금제 폐지를 논의하는 이유로 “일은 넘치고 사람은 모자라지만 결과는 필수인 구조 속에서 과로는 의무였다”며 “포괄임금제 폐지를 통해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받고, 노동시간의 정상화를 추구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3월 넥슨에 이어 이번 달 15일 넷마블이 포괄임금제 폐지를 발표하면서 업계는 엔씨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15일 사내공지를 통해 3분기 내 포괄임금제를 전격 폐지하고, 사내 노사협의회인 열린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안정적으로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 개선을 위한 TFT(태스크포스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엔씨는 지난해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설정하는 ‘유연출퇴근제’와 게임 출시, CBT(비공개시범테스트), OBT(공개시범테스트) 등 업무 특성상 집중근로가 불가피한 경우 근로시간 총 한도 내에서 한 주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다른 한 주는 근로시간을 줄여 주별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며 포괄임금제 폐지를 위한 단계적 조치를 밟아나가고 있다.

그동안 엔씨는 직원 복지카드 제도는 물론 본인과 배우자 가족에 대한 의료비 지원 및 경조금 지원, 주택자금 및 생활안정자금 대출, 피트니스 및 체육관, 스파 운영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며 직원들의 워크 앤 라이브 밸런스(일과 생활의 균형)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의 근로여건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는 해도 넥슨과 넷마블이 모두 포괄임금제 폐지를 결정한 상황에서는 엔씨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제까지 지지부진했던 결정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도 포괄임금제 폐지를 위한 노사 협의가 한창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9월 넥슨에 이어 업계에서 두번째로 노동조합 ‘SG길드’가 설립됐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위한 노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조율할 사항들이 있어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게임사로는 펄어비스(263750)웹젠(069080), 위메이드(112040), EA코리아, 네오플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포괄임금제 폐지와 함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시간외 근무에 대해서는 보상휴가 또는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복리후생 및 모성보호 확대, 헬스클럽 지원, 조·중식 무료 제공 등 직원 복지를 강화해나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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