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사업 총괄 CEO 전격 교체

  • 등록 2018-11-17 오전 11:38:03

    수정 2018-11-17 오전 11:38:03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해온 다이앤 그린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후임에는 오라클 상품 개발 총괄 사장을 지낸 토머스 쿠리안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CEO는 내년 1월까지 직을 수행한다. 다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이사직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CEO가 ‘경질’된 이유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메이븐 프로젝트’로 불리는 미국 국방부와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추진 계약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국방부가 수집한 영상 정보의 해석 능력을 향상해 무인 항공기의 타격 목표를 고도화하는 이 프로젝트는 구글 직원들로부터 ‘AI를 전쟁 무기화하는 것’이라는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메이븐 철수를 공식 선언하라’는 서한에 4천여 명의 직원들이 서명했고, 10여 명의 AI 분야 엔지니어가 구글을 떠났다.

피차이와 그린은 이 기술이 공격용 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사내외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6월 결국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CNBC 방송은 그린의 교체가 클라우드 사업 분야의 기대 이하 성적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VM웨어의 공동설립자인 그린은 ‘가상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선구자이자 대표적인 클라우드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녀가 3년 전 구글 클라우드 총괄을 맡게 됐을 때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 클라우드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영역을 잠식하며 3강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AI와 머신러닝의 엔지니어링 리소스에 중점을 둔 그린 CEO의 기업체 공략은 스포티파이나 스냅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등 일정 부분 성과를 냈으나 시장 점유율은 6%대에 머물며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아마존 웹 서비스는 여전히 점유율 34%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15%로 2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지만, 구글은 IBM(7%)에도 뒤진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린은 사퇴를 발표한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 여정을 처음 시작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구글이 좋은 기술을 갖고 있지만, 기업 파트너들에게 믿음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우리의 진지함과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당초 구글에서 2년만 일할 생각이었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활기차고 생산적인 3년을 보내게 됐다”면서 “이제 내가 그동안 간절히 바랐던 멘토링과 교육 분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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