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11일 10시 3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정선영 신상건 기자] 외환시장에서 환율 하락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금리 영향으로 빠졌다가도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에 기댄 숏플레이도 주춤한 양상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증시 조정, 당국의 개입 스탠스, 대외 변수 불안을 꼽았다.
가장 큰 변수는 증시 조정이다. 전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조원어치 이상 주식을 팔아치운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이다. 이날도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000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 숏마인드를 희석시키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증시가 조정 분위기로 돌입한 상황에서 이머징마켓 자금 유출로 이어질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까지 외국인은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4448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채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1조3116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주가 조정 분위기로 1110원 밑으로 밀리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한은 총재가 인상 시그널을 주는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율에 대한 당국의 입장도 하락세를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환율은 새해 첫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 있던 지난 1월13일에도 금리 발표 직후 빠르게 밀렸으나 당국 개입성 매수가 유입되면서 1120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물가 압력에도 환율 하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당국 의지를 이미 확인한 셈이다.
이날도 금통위를 앞두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정책이 물가 부담에 좌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윤 장관은 이날 한 컨퍼런스에서 "환율은 시장 수급에 따라 결정되며 물가를 잡기 위해 원화 절상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집트 반정부 시위 격화와 포르투갈 국채 금리가 마지노선으로 꼽히던 7%선을 크게 웃도는 등 대외 변수도 환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설 연휴 직후 금리인상에 따른 원화강세 국면을 예상한 역외투자자의 강한 매도세가 있었지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외인 자금 이탈 규모가 늘어나고 미국 국채금리와 유로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원화 강세로만 베팅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