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엑스맨3'' 마니아·대중 적절한 타협

‘돌연변이 정체성’ 철학적 주제 포기하지 않으며 화려한 볼거리 선사
  • 등록 2006-06-15 오후 12:25:00

    수정 2006-06-15 오후 12:25:00

[조선일보 제공] ‘엑스맨-최후의 전쟁’은 마니아와 대중을 위한 현명한 타협이다.



엑스맨 시리즈의 제 3편은 ‘돌연변이의 정체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금문교 다리까지 통째로 옮겨놓는 거대한 스펙터클로 볼거리에 치중하는 여름 관객까지 어느 정도 만족시킨다. 개별 과목에서 모두 100점을 받는 천재는 아니지만 평균 90점은 넘기는 모범생인 셈이다.

원작 출판만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액션 블록버스터는 ‘마블의 자식’임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 이제는 한국 관객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한 이름이지만 마블은 ‘스파이더맨’ ‘헐크’ ‘데어데블’ 등을 출판한 미국의 대표적 코믹스 출판사.

라이벌 DC코믹스가 ‘수퍼맨’ ‘배트맨’ 등 사회와 국가를 구하는 수퍼 히어로의 산실이었다면 마블의 주인공들은 복잡한 심리적 결점을 안고 있는 현대의 불안한 영웅이다. 돌연변이라는 존재를 통해 ‘차별받는 소수’라는 민감한 문제를 건드렸던 엑스맨도 마찬가지.

3편에서는 돌연변이를 평범한 인간으로 되돌려 놓는 획기적인 물질 ‘큐어’의 개발을 모티브로 인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돌연변이와 돌연변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원칙주의자들의 대결이 핵심적 갈등을 이룬다.

드라마는 1, 2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 ‘큐어’를 개발한 인간은 돌연변이의 불구대천 원수라고 믿는 매그니토(이안 맥켈렌)와 인간을 설득해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믿는 사비에르 교수(패트릭 스튜어트)가 전편에서 끝내지 못한 싸움을 벌인다.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진 그레이(팜케 얀센)가 되살아나 매그니토의 ‘브라더후드’ 세력에 가공할 파워를 더하고, 재생 능력을 지닌 울버린(휴 잭맨)과 날씨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스톰(할리 베리)이 사비에르를 도와 ‘매그니토-진’ 연합세력에 맞선다.

명료하지만 단선적인 플롯을 풍성하게 포장하는 것은 역시 1억5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였다는 화려한 볼거리. 금문교를 뚝 떼어내 알카트라스 감옥과 샌프란시스코 본토를 연결하는 장면은 그 스케일과 리얼리티에서 숨이 막힐 정도다.

돌연변이 부 최초의 장관으로 임명된 파란 털복숭이 비스트(켈시 그래머)와 가로막는 것은 모두 파괴하는 괴력의 소유자 저거노트(비니 존스) 등 새로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15일 개봉.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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