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도…"기말 봐야죠" 카페 북적

다음 주 기말고사 앞둔 대학생들 카페로 집결
PC방에선 마스크 없이 헤드셋 끼고 대화
키보드에 바이러스 묻었을까 '셀프 소독' 하기도
  • 등록 2020-05-31 오후 5:18:29

    수정 2020-05-31 오후 9:55:13

[이데일리 공지유 김보겸 기자] “카페 자리잡기가 수강신청보다 힘들어요.”

31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 A카페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손님은 “원래 일요일에는 서울대입구 근처 대부분 카페가 공부하러 온 학생들로 붐빈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 이용객이 북적이는 모습. (사진=공지유 기자)
쿠팡 물류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1일 기준 111명으로 집계되면서 방역 당국이 사실상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돌입했다. 수도권 확산을 막기 위해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다중 이용시설이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카페나 PC방 등 밀집시설에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A카페는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둔 대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대 재학생 장모(24)씨는 “원래 이 부근 카페 전체가 북적대기도 하고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돼 공부하러 찾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에도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카페로 모이는 대학생들이 많지만, 시험을 앞두고 소위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이 더 늘었다는 것이 장씨 설명이다.

하지만 카페 내부에서는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용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특히 노트북을 들고 카페를 찾은 경우 콘센트가 한정된 탓에 한 칸씩 띄어 앉지 못한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콘센트 좌석의 의자 간 간격은 30cm가 채 되지 않았다.

31일 서울 시내 한 PC방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퇴실조치를 하겠다는 입간판이 설치된 모습(사진=공지유 기자)
PC방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의 PC방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이 불가하다”는 안내가 입구에 붙어 있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이용객이 헤드셋을 끼고 마이크를 사용하며 게임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함께 PC방을 찾은 20대 남성 2명은 마스크를 끼지 않고 자리를 붙여 앉기도 했다.

이날 한 커플은 자리에 앉기 전 본인들이 준비해 온 세척용 물티슈로 키보드와 마우스 등을 닦기도 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도 근무자들이 사용하는 키보드와 마우스 등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바 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2주간 수도권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현재의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5월 연휴 이후 환자가 발생한 장소들을 보면 유흥시설, 주점, 노래방, PC방, 돌잔치 뷔페, 종교 소모임, 학원 등 국민이 누구나 자주 방문하는 장소”라며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다중이용시설 어디에나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명의 확진자나 접촉자를 놓치면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역학조사와 진단검사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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