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올해 인사는 실적 부진과 임기 만료 등을 이유로 어느 해보다 자리를 물러나는 임원이 많을 것으로 보였지만, 두 회사 모두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인사 폭은 역대 최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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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달 시행할 임원 인사에서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를 현재와 같은 이인원·황각규 투톱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은 그룹 원로로서 상징적인 일을 맡고 실질적인 권한은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에게 상당 부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황각규 사장은 삼성그룹의 화학사업 인수 등 롯데그룹의 굵직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사실상 롯데그룹의 2인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 사장은 과거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으나 지난 9월 신동빈 회장을 보필해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이후에는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황 사장은 지난주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 현지 사업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신 회장을 대신해 중국으로 건너가 상하이(上海) 진장국제그룹 부총재를 만나 유커 한국 방문 확대, 두 그룹 교류·협력 증진 등을 협의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실적이 올해 부진했지만, 경영권 분쟁의 여파속에서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신동빈 회장이 주요 유통계열사 대표를 교체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두 대표는 지난주 신동빈 회장의 베트남 방문에도 동행하는 등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편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도 올해 지상 과제였던 면세점 사업권 수성에 실패하면서 대표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몰렸지만, 신 회장이 면세점 입찰 실패는 ‘99%는 자신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문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김포, 수원 등에서 롯데쇼핑몰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의 김창권 대표도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연임이 유력하다. 다만, 롯데홈쇼핑의 강현구 대표는 최근 불거진 재승인 취소 여부에 따라 인사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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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신세계그룹의 경영전략을 총 지휘하는 김해성 경영전략실장(사장·이마트 대표 겸임)의 유임은 확실시 된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김해성 사장은 유통업계 전반적인 불황속에서도 이마트(139480)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또 올해 면세점 입찰전에 과감히 베팅해 인천공항 면세점과 서울 시내 면세 사업권을 모두 따내 그룹의 외형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부사장)도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장 대표는 내년 문을 여는 복합쇼핑몰 하남스퀘어와 동대구환승센터 등 백화점의 외연 확장 사업을 책임지고 있어 자리를 옮기기 쉽지 않다.
지난 7월 서울 시내 1차 면세점 입찰에서 패배를 딛고 서울 시내 면세 사업권을 따낸 성영목 신세계DF 대표도 유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아직 임기가 1년여 남은 이갑수 이마트 대표(부사장)는 인사 대상은 아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 부진 등으로 유통가에 대대적인 인사 바람이 불것으로 보였다”며 “하지만 롯데의 경영권 분쟁과 신세계의 신사업 추진 등으로 올해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