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가계 빚잔치도 `주춤`

1분기 가계신용 3년만에 감소 전환
주택관련 대출 증가폭 크게 줄어
  • 등록 2012-05-24 오후 12:00:00

    수정 2012-05-24 오후 12:00:00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올 1분기 가계빚이 3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주택관련 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잠정치)을 보면 올들어 3월까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액은 전분기 보다 5000억원 감소한 91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가계신용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3년만이다. 전년동기대비로도 7% 늘어나는데 그쳐 작년 3분기 이후 매 분기마다 증가폭이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 분기별 가계신용 증감률(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관별로는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1분기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분기 보다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은 전분기 보다 2조7000억원 줄어든 453조1000억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2000억원 증가한 184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집값 하락 때문에 관련 대출 증가폭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작년 4분기 6조5000억원 늘어났던(전분기 대비)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에 9000억원 증가에 머물렀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역시 같은 기간 3조원 확대에서 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험과 연기금, 여전사 등 기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가계대출 증가폭도 절반 넘게 줄었다. 작년 말 7조원 가까이 늘어났던 기타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1분기에 3조1000억원 증가한 220조6000억원을 기록, 증가폭이 반토막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재기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주택경기가 부진하면서 주택대출 수요가 줄었고, 연초 상여금 효과가 나타나면서 신용카드 사용 실적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또 "금융당국의 규제로 은행들의 가계대출 억제 효과가 발휘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제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 대책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고 돈은 나중에 지급하는 판매신용액도 1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작년 4분기 3조2000억원 늘었던 판매신용액은 올 1분기에 1조2000억원 줄어든 5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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