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표결 전 "이 법안은 디트로이트와 미국에 다시 정상화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논의의 초점을 자동차 산업이 아닌 미국 경제 전체로 거듭 확대했다.
이는 향후 표결을 통해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상원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 내에 지원안 통과를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하원 표결에 이어 빠르면 11일 상원 표결을 진행하고 양원 협의회에서 단일 법안을 만들어 대통령 승인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것.
그러나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자동차 구제안이 표류할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역구에 속한 기업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하원 의원들에 비해 상원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선택이 자유로운 편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공장과 연계산업 등을 통해 각 주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임기 말 `자동차 산업을 망하게 했다`는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행정부가 상원 의원들 회유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레임덕 정부의 말발이 거의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제금융 반대자로 유명한 리처드 셸비 의원을 비롯해 톰 코번 의원, 존 엔사인 의원, 데이비드 비터 의원 등이 잇따라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구제금융이 자동차 산업을 회생시킬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엔사인 의원은 "자동차 차르(총감독관)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누가 보증하냐?"며 자동차업계는 오래된 시스템적 문제로 위기를 맞게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상원이 다음주까지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