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한형훈기자] 최근 세계경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는 고유가로부터 비롯된다. 고유가가 두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의 비용 증가를 유발해 수익 악화와 인력감축을 낳기 때문이다. 고유가는 제품의 가격을 높여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저성장과 고물가의 악순환,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빠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같은 고유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다. 정유시설 부족이나 지정학적 불안감 등으로 고유가가 구조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국제유가 수급기반 `흔들려`
국제 유가는 올해들어 40%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지금도 상승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고유가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라크와 베네수엘라, 유코스 사태 등에 따른 것이지만 원유정제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큰 원인이 되고있다.
우선 당장 땅을 파서 원유를 뽑기가 쉽지 않다. 대형 석유회사들과 OPEC의 석유회사들은 신규 설비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다. 설비 증설이나 유정 발굴은 위험이 있는데다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OPEC도 세계 원유의 76%를 보유중이지만, 신규 유정 개발엔 머뭇거렸다.
원유 수요도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미국의 경제구조 자체가 에너지 다소비형인데다. 중국은 세계 원유 증가분의 30%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지난해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세계 석유수요의 연평균 증가율이 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원유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국지적 불안·투기자본도 고유가 부추겨
국지적인 돌발 악재들도 고유가를 부추기고 있다. 국제 원유시장에선 유코스나 베네수엘라,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에 대한 불안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지적 불안이나 기업 위기는 공급 측면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유가엔 `위험 프리미엄`이 10~20% 가량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OPEC의 증산능력에 대한 회의도 고유가를 부추키는 요인이다. OPEC는 고유가를 잡겠다고 공언하지만,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실제 OPEC의 증산능력이 한계에 부닺쳤다는 분석도 많다.
이는 국제적 투기자본이 원유시장으로 유입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성 자본들이 원유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인상에 쉽게 나서지 못한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는 다시 투자자금을 원유시장으로 유인, 고유가의 악순환을 부추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