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자 장롱 숨겼다…전여친 15시간 감금한 스토킹범

  • 등록 2023-08-25 오전 11:36:56

    수정 2023-08-25 오후 2:00:01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한 끝에 강제로 차에 태워 끌고 가 15시간 동안 감금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는 25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과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3월 14일 오후 6시 40분께 서울 강남 한 치과 앞 공영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B씨를 자신의 포르쉐 승용차에 강제로 태우고 경기 김포 자택으로 데려가 15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다음 날 오전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B씨의 신체를 강제로 만지는 등 유사강간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집을 수색하던 중 장롱 안에 있던 B씨를 발견해 구조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게티이미지)
A씨는 B씨가 연락처를 바꾸고 자신을 피하자 평소 B씨가 다니던 치과에 연락해 전화번호와 진료 예약 일정을 알아낸 뒤 범행했다.

그는 B씨가 예약한 당일 치과 앞에서 3시간여를 기다리다 밖으로 나온 B씨를 차량에 강제로 태우고 집으로 데려가 감금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나 2주가량 교제하다 헤어진 상태였다.

이후 피해자를 계속해서 스토킹한 A씨는 재회를 강요하며 “너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 “흥신소에 1000만원을 쓴 이유가 뭐겠냐”라는 등 B씨를 수차례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를 감금하고서는 “내 마음에 드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내일도 계속 같은 대화를 해야 한다”며 협박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헤어진 피해자에게 집착해 스토킹하고 감금하는 등 범행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피해자를 숨기며 범행을 은폐하려 해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비난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책임을 돌리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일부 범행을 인정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B씨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최근 스토킹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스토킹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여성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재판부에서 피해자가 느꼈던 정신적 고통까지 이해해준 판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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