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어공주’ 후폭풍?…디즈니, 다양성 책임자 사임

에리얼 역에 흑인 가수 베일리 캐스팅
‘블랙워싱’ 논란...글로벌 흥행 실패 여파 관측
  • 등록 2023-06-23 오후 12:14:16

    수정 2023-06-23 오후 12:48:23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디즈니 최고 다양성 책임자(CDO) 겸 수석 부사장 라톤드라 뉴튼이 재직 6년여 만에 돌연 사임했다. 이를 두고 최근 개봉한 영화 ‘인어공주’의 흥행 실패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 공주 역을 연기한 할리 베일리.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튼 부사장은 디즈니를 떠나 다른 회사의 이사회에 합류하며 자신이 소유한 크리에이티브 회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뉴튼 부사장의 업무는 인재 유치 담당 수석 부사장인 줄리 메르제스가 임시로 맡는다.

뉴튼 부사장은 2017년부터 디즈니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이끌며 전 세계 관객의 입장을 반영하는 작품을 제작하는 역할을 했다. 모두가 환영받고 포용 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팀과의 협력을 이끌었다.

그는 또 재임 기간 성소수자(LGBTQ) 캐릭터를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도입하는 등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에 힘써 왔다.

레톤드라 뉴튼 디즈니 최고 다양성 책임자.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이러한 노력을 대표하는 작품이 최근 개봉한 ‘인어공주’라고 로이터는 지목했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실사화한 이 영화는 붉은 머리와 흰 피부가 특징인 에리얼 공주 역에 미국의 흑인 가수인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하며 ‘블랙워싱’(black washing)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일각에서는 뉴튼 부사장의 사임이 블랙워싱 논란으로 인한 인어공주의 글로벌 흥행 실패 여파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인어공주는 안방인 북미에서는 흥행에 선방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어공주는 미국 현충일(5월 마지막 월요일)이 끼인 개봉 첫 주말 4일 동안 1억 1881만 달러를 모아 메모리얼 데이 기록 중 역대 5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 특히 흑인들의 관람 비율이 높았다.

반면 가장 큰 수익이 기대됐던 중국 시장에서는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53만 3356명을 동원하며 매출이 289만달러(약 38억원)에 그쳤다

한국 개봉에서는 3주차 누적 관객수 60만명을 겨우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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