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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재취업 지원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는 전날 미국 기술기업들이 11월에 삭감한 인원은 5만 2771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7배 폭증했다고 밝혔다. 또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삭감 인력은 총 8만 978명으로 이는 2002년 12만 8000명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온라인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1만명 외에도 내년에 추가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고, 같은달 30일 뉴욕타임스(NYT) 행사에서 “경제 환경이 불안정해 (회사를) 더욱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최악을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등 광고수익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도 잇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물가상승, 비용증가와 같은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광고주들이 마케팅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는 데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강화로 타깃팅 광고마저 어려워져 이들 기업의 광고 매출이 크게 둔화했기 때문이다.
메타 역시 2018년 말 약 3만 6000명이었던 직원수를 작년 말엔 약 2배까지 늘렸으나, 지난달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 1000명 이상을 구조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팬데믹 이후에도 글로벌 온라인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가 빗나갔다”고 토로했다. 알파벳도 전 세계 인력의 6%에 해당하는 1만명 감원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인력 삭감에도 IT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고용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미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IT인재 확보를 위해 조지아주에 신규 거점을 마련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하이테크 인재를 연간 8000명 채용할 계획이다.
미국 취업 포털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나 소매, 농업 등 폭넓은 분야에서 IT인재의 수요는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에어비앤비 등이 탄생한 것처럼 이탈 인력들의 스타트업 설립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