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25주년]`국가위기` 함께 극복하며 성장…융합보안 또다른 도약 준비

`위기를 기회로` 기술력 검증…백신 무료 배포로 이미지↑
전문경영인 체제서 종합 보안기업으로 변모…본격 외형 성장
2020년 R&D에 방점…“차세대 융합보안 기술로 미래먹거리 마련”
  • 등록 2020-03-15 오후 3:26:19

    수정 2020-03-15 오후 4:23:10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1대 CEO 안철수(1995~2005년)부터 시작해 2대 CEO 김철수(2005~2006년), 3대 CEO 오석주(2006~2008년), 4대 CEO 김홍선(2008~2013년), 5대 CEO 권치중(2013~2020년), 6대 CEO 강석균(2020년~) 등을 거치며 안랩은 종합 보안기업으로 성장했다.(사진=안랩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1995년 3명의 인원, 매출액 5억원에서 2019년 1200명 넘는 인력이 167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 백신 소프트웨어 `V3` 단일 제품으로 시작해 네트워크 보안, 보안관제·컨설팅 등 30여종 이상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종합 보안기업으로 변모한 회사. 지난 25년간 안랩(053800)이 써온 성장기다.

안랩은 1995년 3월 15일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로 출발해 2000년 `안철수연구소`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2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 아래 지금의 안랩으로 다시 바꿨다. 창업자로서 10년간 회사를 키워오다 2005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남긴 안철수 전 대표의 말처럼 0.1%도 안 되는 벤처기업의 생존확률을 뚫고 살아남아 국내 보안업계를 이끄는 `큰형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위기를 기회로` 기술력 검증…백신 무료 배포로 이미지↑

안랩의 성장사는 국가적인 사이버 위기와 함께 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회사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널리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지난 1999년 4월 발생한 `CIH 바이러스` 사태가 시작이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상태에서 매년 4월 26일 윈도우PC의 부팅이 완료되면 즉시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바이러스로, 당시 전국의 PC 30만대를 일시에 초토화시켜 `체르노빌 바이러스`라고도 불렸다. 당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사고발생 전에 이미 언론을 통해 CIH 바이러스에 대해 경고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에는 대기업, 관공서, 군부대 등에서 복구를 위해 회사에 찾아왔고 전화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가 몰렸다. 몇주에 걸쳐 피해 PC 복구에 최선을 다했고, 이를 계기로 이메일 외에 휴대폰 문자서비스 등으로 긴급상황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2009년과 2011년에 걸친 두 번의 디도스(DDoS) 대란에 안철수연수소는 전사적인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해 DDoS공격을 유발하는 악성코드의 전용백신을 개발해 무료 제공했다. 2009년 7월 청와대를 비롯한 국내 및 미국의 주요기관 홈페이지들이 해커들의 디도스 공격으로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일본 출장 중 급거 귀국한 김홍선 4대 CEO를 중심으로 500여명의 전직원이 밤샘 근무를 하며 백신 개발에 총력을 다했다. 2011년에 3월에도 주요 정부 기관 및 민간업체 등 40개 웹사이트에 대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고, 안랩시큐리티대응센터(ASEC)·CERT(침해대응)·보안관제팀·네트워크지원팀과 솔루션지원팀 등 모든 부서가 협력해 전방위 대응체제를 마련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서 종합 보안기업으로 변모…본격 외형 성장

여러 번의 국가적인 사이버 위기에 대응하며 백신 제품의 기술력을 입증한 안랩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우기 시작했다. 창업자 안철수 전 대표가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기 시작하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2대 CEO인 김철수 전 대표가 취임하면서 백신 제품 외에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처음 출시했고, 일본법인에서의 경험을 살려 홍콩·대만·베트남·유럽 등 해외 진출에 열을 올렸다. 2007년 오석주 3대 CEO 재임 당시 보안관제 자회사 안랩코코넛을 흡수합병하며 종합 보안기업으로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벤처 1세대이자 안랩의 최고기술자(CTO)로 활약했던 김홍선 전 대표가 4대 CEO에 오르며 2010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확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바로 성과로 이어져 2011년 보안업계 최초로 수주 1000억원 돌파하며 기대감을 높였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보안업계 최초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회사를 이끌며 안철수 전 대표 이후 가장 길게 CEO 자리를 지켜온 권치중 대표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견조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N.EX.T 무브 안랩 4.0`의 경영방침을 세우며 차세대 기술 역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안랩의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직문화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안랩 사옥(사진=안랩 제공)
◇2020년 R&D에 방점…“차세대 융합보안 기술로 미래먹거리 마련”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안랩은 강석균 6대 CEO를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더불어 사내 연구개발인력을 모두 연구소 조직 내로 통합하는 연구개발(R&D) 중심의 조직 개편과 전성학 신임 연구소장 영입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25년간 백신과 네트워크, 보안관제 등의 서비스를 통해 종합 보안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면, 앞으로의 25년을 이끌어줄 새로운 보안기술 개발에 방점을 찍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안랩은 지난 2011년 이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항상 20% 이상으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연구개발비 비중이 30%를 넘기기도 했다.

특히 차세대 융합보안 역량을 강화하는데 회사는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융합보안 기술을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과 접목해 보안사업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안랩 관계자는 “새로 연구소를 맡은 전 소장은 과거 안랩에서 보안기술 개발을 이끌었던 경험 뿐만 아니라 고객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며 “보안 최일선에서 15년 넘게 근무한 전문가인 만큼 고객 관점에서 안랩의 기술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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