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 냉장고·AI 스마트홈…中 `가전굴기` 야심 드러내

[선전(중국)=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판 IFA’를 표방하며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사흘간 열린 가전 전시회 ‘CE차이나’가 5일 막을 내렸다.

올해 3회를 맞은 CE차이나에는 하이얼과 메이디, 거리 등 현지 가전기업과 보쉬 등 글로벌 브랜드, 홍콩과 선전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등 12개국 146개 업체가 참가했다.

하이얼이 선보인 스마트홈 센서. 사진=CE차이나

제네럴일렉트릭(GE)가전부문을 인수해 중국 최대 가전업체로 올라선 하이얼은 CE차이나에서 보쉬와 함께 가장 넓은 전시관을 꾸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가하지 않아 하이얼의 독무대가 되다시피했다.

하이얼은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솔루션과 에너지 절감 생태계까지 선보였다.

하이얼이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카세떼’ 빌트인.

하이얼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카사떼’로 이름짓고 고급 가전제품과 빌트인, 와인셀러 등을 전시했다. 사물인터넷(IoT) 냉장고나 드럼 세탁기 두대를 한데 넣은 ‘트윈 세탁기’등 일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모방했으나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제품도 선보였다.

누운 사람의 심장 박동과 호흡 등을 체크하는 스마트침대나 날씨에 맞게 옷장의 옷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전신거울 등은 집안 구석까지 IoT로 연결하려는 모습이었다.

이밖에도 하이얼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활용해 음성명령으로 창문을 원격으로 여닫는 현장을 시연했다. 또 현관문과 창문, 방에 부착해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센서도 내놨다.

다른 한켠에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대형 히터, 필터를 통해 더러운 물을 정수해 재활용하는 수도시스템, 욕실 물 사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개별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까지 집안 전체를 스마트홈으로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이얼이 선보인 수돗물 절감 시스템.

하이얼 관계자는 “우리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품질과 기능이 매년 한단계씩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E차이나에 참가한 선전 토종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상품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선전은 전자부품산업이 발달하고 창업이 활발해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린다.

선전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인 ‘로욜’은 투명 소재를 활용한 투명 키보드와 투명 전화기, 스마트 물잔 등을 내놨다. 종이에 글씨를 쓰면 그대로 디지털 화면으로 보여주는 노트와 세계 최초로 폴더블(접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가상현실 헤드셋도 전시했다.

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선보인 투명 필름 키보드.

유통업체 쑤닝은 신기술을 활용한 물류 혁신에 중점을 뒀다. 무인 물류창고를 구현하는 짐 운반 로봇과 무인으로 택배를 배송할 수 있는 드론 등을 선보였다.

다만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CE차이나의 목표와 달리 해외 제조사들을 대거 유치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보쉬, 카소 디자인, 클린 에어 옵티마 등을 제외하면 대형 전시관을 꾸린 해외 브랜드는 찾기 어려웠다. 80% 이상이 중국 현지 기업이었다.

옌스 하이데커 IFA조직위원회 CE총괄 사장은 “세계 각지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업체와 협력이 쉽지는 않았다”며 “매년 글로벌 브랜드 비중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