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장관 “쉬운해고·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즉시 폐기”

취임 후 첫 전국기관장 회의서 밝혀
“책임감 막중…현장중심으로 노력해야”
본부-지방관서 유기적 협조도 강조
  • 등록 2017-09-25 오전 9:30:00

    수정 2017-09-25 오전 9:30:00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5일 취임 후 첫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고 양대지침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양대지침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양대지침이란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가능하도록 한 ‘일반해고 지침’과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의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을 바꿀 수 있도록 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 지침’을 일컫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 취임 후 처음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는 전국 47개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김 장관은 “그간 기업 인사노무관리에 관한 정부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돼오던 ‘공정인사지침’(일반해고 지침)은 즉시 폐기하기로 했다”면서 “취업규칙 작성·변경 심사 및 절차 위반 수사 시 근거가 돼온 ‘2016년도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도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1월 22일 발표한 양대지침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정부는 일반해고 지침에 대해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 한해 추가적인 교육이나 업무전환의 기회를 주고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시 해고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해고 지침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노동계는 회사 측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해고를 당하는 ‘쉬운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또 임금피크제 확산 등을 위해 취업규칙 변경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노동계는 취업규칙이 바뀌면 사측의 일방적 임금삭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가 양대지침을 강행하자 한국노총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는 사퇴까지 벌어졌다. 결국 두 지침은 노사 등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탓에 노사 갈등 등 사회적 혼란을 야기해왔다.

김 장관은 “더 이상 양대지침으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와 노사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해 주길 바란다”면서 “양대지침 폐기 선언으로 사회적 대화 복원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장들에게 현장 중심의 노동행정을 펼쳐줄 것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노동부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지방관서에서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산업재해 감축, 부당노동행위 근절, 임금체불 예방 및 청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장관은 정부 정책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본부와 지방관서의 유기적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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