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STX(011810) 다롄 조선소. STX그룹 출범 10주년을 맞은 강덕수 회장은 이날 `10년내 국내 7대그룹 진입`이라는 포부를 담은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자칫 호기로 비춰질 수 있었지만 10년 만에 그룹을 100배 가까이 성장시킨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한 말이기에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강 회장의 이런 자신감은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등 그룹내 핵심 계열사를 글로벌 톱 기업 반열에 올리는 것은 물론 주력 계열사 못지 않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비쳐졌다.
그리고 두달 남짓 지난 이달 7일. STX그룹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다. 이날 이종철 STX부회장은 기자들을 직접 불러모아 인수 당위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이 부회장은 "사업다각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는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단박에 바꿔놓을 수 있는 `메가 딜`이다. 이는 그룹의 양대축인 조선과 해운만으로는 성장에 정체가 왔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자, 더 이상 조선산업 경기 사이클에 그룹 전체가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STX중공업을 필두로 진행되는 플랜트·건설부문은 굵직굵직한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점차 가속 패달을 밟고 있다. STX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초대형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는 3조원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건설 본계약을 체결했다.
STX중공업은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폴리실리콘 및 LAB(리니어 알킬 벤젠, Linear Alkyl Benzene) 생산 플랜트, 멕시코 LNG 터미널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중동지역에서 연이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STX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또 하나의 미래 캐쉬카우는 `에너지부문`이다. 강 회장은 "2020년까지 자원ㆍ에너지부문에서만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장담했다.
에너지 부문의 한 축인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분야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STX솔라는 올해 50MW 생산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연간 150MW 규모로 생산량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하라코산유럽(현 STX윈드파워)을 인수한 STX는 부품과 장비, 설치, 운영 등 풍력사업 전 분야에 사업 참여가 가능한 수준의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향후 10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 플랜트, 해외건설 사업과 함께 자원에너지 개발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2020년 그룹매출 120조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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