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이후 중국의 통화 긴축 조치가 초보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물가는 잡히지 않고 성장 둔화라는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자국 5월 CPI가 전년 동기대비 5.5% 상승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3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3월 5.4%를 뛰어넘는 연중 최고치다. 올해 정부 목표치(4%)도 5개월째 웃돌았고 시장 예상치(5.4%·로이터)도 넘어섰다.
◇ 식품가·집값 물가 주도..산업생산 3개월째 둔화 식품가격이 전년대비 11.7% 오르며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계절적으로 식품가격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창장(長江, 양쯔강) 하류 가뭄 영향으로 전월보다도 0.2%포인트 올랐다. 비식품가격 상승률은 2.9%로 묶였다.
주거관련 비용의 상승률도 6.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이루며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물가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산업생산 측면의 둔화 지속으로 꼽혔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한 해 전보다 13.3% 늘어나 전달(13.4%)보다 한층 둔화됐다. 3월 이후 3개월째 하향세다. 다만 시장 예상치(13.2%)는 소폭 상회했다.
이는 작년 10월부터 지속된 중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산업 분야의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의 산업경기는 원가 및 임금 상승, 전력난, 자금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상당 기간동안 종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같은 기간 고정자산 투자는 25.8% 증가했으며, 소매판매의 경우 16.9%가 늘면서 예상치(17.0%)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단 중국의 통화 긴축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중 금리 인상 혹은 이와 연동한 지금준비율 인상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콩 소시에떼제네랄의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로이터 설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추세는 예전보다 더 고착화하고 영속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신중한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 경기 감속 우려가 제기되고 하반기 이후 물가 역시 기저효과가 반영돼 상반기에 비해 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는 중장기적으로는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탕젠웨이(唐建偉)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 상승률이 6%까지 오르겠지만 이후에는 분명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도 더욱 신중해져 연내 금리 인상은 많아야 한 차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