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SK에너지(096770)는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바꾼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전체 지주회사인 SK(003600)㈜ 자회사이면서 SK에너지(석유), SK종합화학(화학), SK루브리컨츠(윤활유)를 거느린 중간 지주회사가 된다.
SK에너지는 독립·책임 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핵심 경쟁력을 강화, 퀀텀 점프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 분할을 추진해왔다. 분할을 통해 가벼워진 몸으로 보다 높이, 멀리 날아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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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너지→SK이노베이션/SK에너지/SK종합화학 3개사로
SK에너지는 석유와 화학사업을 물적분할해 지분 100%를 소유한 비상장 자회사로 설립한다.
분사하는 자회사 가운데 석유 자회사는 SK에너지의 사명을 이어받았다. 화학 자회사는 사명을 SK종합화학으로 정했다. 자본금 규모는 각각 3000억원, 1300억원. 이들은 내달 3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범을 공표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단행된 그룹 인사에서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 대표에는 박봉균 사장과 차화엽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은 구자영 사장이 계속 맡기로 했다.
분할 이후 석유 자회사인 SK에너지는 기존 정제, 마케팅 뿐만 아니라 트레이딩 부문을 강화해 자체 경쟁력을 높인 뒤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어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 사장은 앞서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SK에너지만 글로벌 파트너가 없다"면서 "전략적 옵션으로 해외 파트너와의 합작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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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파트너와의 합작, 인천정유 등의 미션은 지주사인 SK㈜에 새로 짜여진 G&G(Growth & Global) 추진단의 유정준 사장이 맡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유 사장은 맥킨지컨설팅 출신으로 SK에너지 경영지원 본부장과 정유·마케팅(R&M) 부문 사장 등을 지냈다.
SK종합화학은 정제에 의존하는 경향에서 탈피해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화학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기존사업은 기술 기반 사업을 중심으로 키우고, 신규사업의 경우 범용제품(Commodity)과 고부가가치의 특수화학제품을 포함한 비범용제품(Non-Commodity)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로 했다.
석유와 화학을 떼어낸 SK이노베이션은 기술원과 자원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추진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는다. 올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그린콜과 같은 신사업 창출이 주업무다.
◇ "실험·실증 거쳤다..획기적 성과 자신"
SK에너지는 분할 이후 획기적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미 실험과 실증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봤다는 것.
실제로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 CIC(회사 내 회사) 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분할한 SK루브리컨츠의 실적이 대폭 개선돼 분할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설명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5844억원의 매출과 11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순항하고 있다. 사업적으로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고, 스페인 렙솔과 합작으로 현지에 윤활기유 공장을 건립하기로 하는 가시적인 성과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구 사장은 "분할은 갑자기 추진된 것이 아니라 지난 2007년 SK㈜로부터의 분할로 역사가 시작돼 CIC 체제라는 `실험`과 SK루브리컨츠의 분사라는 `실증` 등 충분한 검증 단계를 거쳐 추진된 것"이라면서 "SK루브리컨츠가 몇 개월만에 이뤄낸 놀라운 성장을 봤을 때 분할 이후 획기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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