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윤경기자]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로 진군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이라크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들의 상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WSJ은 한국의
현대건설(00720)과 러시아 정부를 비롯한 기업 및 정부, 개인 채권자들이 이라크전을 주시하며 사담 후세인 정부가 지고 있는 채무를 상환받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문제는 어떤 채권자가 우선 순위를 갖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11억달러의 채무 상환을 기다리고 있는 현대건설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현대건설은 1970년대말 이후 이라크내 발전소와 주택 등 건물, 바그다드-시리아간 고속도로 등 기간사업을 전개하면서 이른바 이라크 오일달러(산유국이 석유 수출로 획득한 자금)의 확보를 꾀했으며 이 규모는 약 4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란과 이라크간 전쟁이 8년 동안 계속되면서 이라크는 상환 능력을 상실했고 현대건설은 이후 약속어음과 현금, 석유 등으로 채무 재조정에 나섰지만 90년 유엔의 경제제재 이후 후세인 정부는 대외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이러한 노력이 소용이 없어졌다.
현대건설은 그러나 바그다드에 사무실을 유지하면서 이라크 정부 관료들과 연례적으로 채무에 대한 확인을 계속했고 런던과 뉴욕법원에 채무상환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꾸준히 채무를 상환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에 미국 및 연합국을 지지하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경우 채무를 상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민수광 부사장은 "대부분의 부채가 국가 부채이므로 우리는 상환받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 "전쟁이 끝나게 되면 부채를 상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프랑스도 전쟁이 끝나면 부채를 상환받을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로부터 90억달러의 채무를 상환받아야 하는 러시아도 미국이 이끄는 전쟁에서 자신들의 위치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주 "우리의 우선과제는 법적 이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러시아 업체들은 채무상환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기도 한다. 국영 산업장비 공급업체 마치노임포트의 올가 도비첸코 회장은 "루드밀라 유전이 불타고 있다면 이것은 우리의 시추설비 역시 불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이라크와 최대 규모의 교역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업체들이 후새인 정부로부터 상환받아야 할 채권은 약 21억3000만~24억4000만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프랑스 방위위원회는 추정하고 있다.
WSJ은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이라크에 경제재제 조치를 가하고 있으며 13억달러의 이라크 자산을 동결했고 약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정부와 미국 기업에 대한 이라크의 채무를 돌려받을 방안을 숙고하고 있어 누가 채무상환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동결된 이라크 자산은 이라크 국민과 이라크 재건에 쓰여져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라크 채무를 돌려받는 일이 쉽지 많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