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UAE ‘포스트 오일시대’에 최고파트너”…탈탄소 전방위협력

경제외교 방점 찍은 첫 순방, 결과물로 연결
수송기 개발·산업은행-무바달라 투자·수소분야 협력
“공동 번영 위한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 마련”
동포 간담회서 한국정부 지원도 약속
  • 등록 2023-01-15 오후 10:51:10

    수정 2023-01-15 오후 10:51:10

[아부다비=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한민국이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최고의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 순방이자 중동 첫 방문을 경제외교에 방점을 둔 끝에 40여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결과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운이 있다는 걸 믿습니다’ 현지어 실현 기대

먼저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임석하에 맺은 13개 MOU에서는 원자력(원전), 에너지, 투자, 방위산업(방산)을 중심의 협력이 핵심이다.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Joint Declaration)’에서는 ‘넷 제로(Net Zero, 탄소 제로) 가속화 플랜’에 기반해 탄화수소 경제, 산업 탈탄소화, 에너지 금융·투자, 정책 조정 등을 협력한다.

‘전략적 방산협력 MOU’는 협력 범위와 협력 범위, 워킹그룹 구성, 기술정보 교환, 기술이전 등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구체화했다.

또 석유공사 여수기지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원유를 유치·판매하며 임대료를 납부하고, 국내 석유수급 위기시 한국이 계약물량에 대해 우선구매권을 행사하는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도 진행한다.

양국은 탄소 배출 제로에도 동참한다.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를 통해 원전 제3국 공동진출, 넷 제로 공급망, 핵연료 투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가속화 등의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발굴하기로 했다.

또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MOU’를 통해 아시아 공동협의체 설립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탄소 거래 플랫폼 투자, 탄소 감축 인증센터를 설립·운영한다.

양국은 방산 분야에서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번에 체결한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 MOU’는 방산 분야 양국 간 중장기 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센터 운영 협력에 관한 협력 범위, 방법 등을 담았다.

투자 협력도 강화한다.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우리 산업은행이 우리 유망기업의 성장을 위해 공동협력으로 투자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도시 내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분야 MOU’를 통해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으로 2019년 체결된 수소도시 분야 MOU의 협력대상 구체화와 협력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밖에 우주사업과 중소기업, 수자원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도 맺었다. 2009년 협정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약정 체결을 통해 수출절차 간소화 및 수출품목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 간의 신뢰 구축을 통해 기존의 원전 인프라 분야 외에 다양한 분야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UAE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대한민국은 최상의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전날 윤 대통령 부부가 UAE에 도착한 뒤에 전해 들었던 ‘행운이 있다는 걸 믿습니다’는 말처럼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의 미래 공동 번영을 위한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아크부대 방문…장병들 격려

세일즈 외교의 성과는 전날 동포들과의 만남에서 이미 감지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아부다비 한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열고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UAE와 대한민국은 최상의 파트너”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과거 동포들의 중동 시장 개척 노력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의 지원 강화도 약속했다.

양국은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더욱 독보적인 관계를 구축해 왔다. 바라카는 아랍어로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뜻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의 새로운 리더십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새로운 리더십이란 양국 정상의 닮은 점에서 오는 공감대와 시너지를 의미한다. 두 대통령은 취임 날짜가 지난해 5월로 같은데다 연배(윤 대통령 60년생, 모하메드 대통령 61년생)도 비슷하다. 한국이 UAE의 최고 파트너로 낙점받은 만큼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야외 공식 환영식에서는 모하메드 대통령을 비롯한 UAE 주요 인사와 연방정부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마병 호위, 예포 발사(21발), UAE 공군 곡예 비행시범단의 에어쇼 등 UAE 측의 각별한 환대가 있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먼 이국 땅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아크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크는 아랍어로 ‘형제’를 의미한다. 이런 의미를 담아서 아크 부대는 한국과 UAE 간의 군사협력의 상징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아크 부대가 양국 간의 군사협력과 교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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