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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해당 지역에 진입시키겠다고 전했다.
이에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은 큰 폭 하락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나스닥100 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 하락했다. 러시아의 대표 지수인 RTS는 전 거래일 대비 13.21% 내렸다. 독일의 닥스(DAX) 지수도 2% 하락하는 등 유럽 증시는 부진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제 진행될 시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원자재 가격은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6% 상승, 배럴당 94.3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7% 상승해 100만BTU(열량 단위)당 4.77달러로 마감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통화가치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는 1달러당 80.3루블로 전 거래일 대비 0.39% 상승했다. 우크라니아 통화인 흐리우냐는 달러당 28.7흐리우냐로 0.14% 상승했다. 흐리우냐의 경우 올 초 수준보다 낮다. 2015년 크림반도 사태 때 역사상 최고 수준인 달러당 33흐리우냐에도 못 미친다. 이밖에 러시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2% 상승했지만, 크림반도 사태인 2015년 초에 비해선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 중이다.
또한 시장이 생각하는 연준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는 6회로 하향 조정됐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 따르면 올해 연말께 미국의 정책금리가 150~175bp(1bp=0.01%p)를 기록할 가능성은 35.4%를 기록, 일주일 전 24.7%보다 10%p가 높아졌다. 같은 기간 175~200bp에 머문다는 가능성은 32.1%에서 23.9%로 낮아졌다. 보통 1회 인상을 25bp로 계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올해 7회에서 6회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도 13%까지 하락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60.8%였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되면 에너지 공급이 제한돼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가능성을 감안, 연준이 금리 인상을 덜 공격적으로 할 거란 관측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밤새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된 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인상 확률은 6회로 하향 조정됐다”며 “연준이 원자재 상품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으로 대처하는 우를 범하진 않겠다고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