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측면에서 현재 진행되는 산업혁명의 위치가 어디인가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다음의 텐 베거(Ten Bagger·10배의 수익률을 낸 주식 종목)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를 찾는 첫 단추가 될 수 있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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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이 모임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에 의해 처음 명명됐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4차산업혁명’를 통해 ‘3차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해 물리학, 생물학, 디지털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 혁명’으로 이를 정의했습니다.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1차는 증기기관, 2차는 내연기관과 전기, 3차는 컴퓨터라는 확실한 발명품이 있는 반면, 4차는 슈밥의 얘기처럼 그간 만들어놓은 것들을 토대로 융합한 기술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현재 제3차 산업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을 부정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3차산업혁명도 탐탁지 않습니다. 기술이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진 생산성 증가율이 상승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우는 1980년대 말 컴퓨터의 발전에도 생산성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솔로우 생산성 역설’로 불리는 이 이론은 현재도 적용되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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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산업혁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성장 정체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20세기 초엔 두 번의 세계 대전과 미국의 대공황이 있었다는 자명한 사건이 있긴 하지만, 다른 분석도 있습니다. 사람이든 기술이든 기득권의 저항이 지목됩니다. 기존의 기술이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것들이 버텨 성장을 더디게 한다는 것입니다. 인프라가 구축되는 시간과 그 인프라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데 시차가 발생한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내연기관이 발명됐다 해도, 철도를 깔고 그 위를 다니는 기차들이 많아지며 제품을 수출·수입해 기업이 돈을 버는 일은 다른 단계란 것입니다.
FAANG은 3차산업혁명의 ‘유틸리티’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초반의 정체기가 현재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3차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득권의 저항이든 인프라 구축과 실제 경제 활동 간의 시차든 어떤 이유에서건 이렇다 할 생산성 증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그는 “지금은 방어주에 속하는 철도 등 유틸리티 업종은 20세기 초엔 엄청난 성장주였다”며 “인터넷이란 인프라 구축의 연장이란 측면에서 FAANG 역시 21세기의 유틸리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세기 초 유틸리티 주식들이 성장주였다가 지금 가치주로 변화된 것처럼 어쩌면 빅테크 주식 역시 성숙단계를 거치며 가치주로 굳혀질지 모릅니다. 구글이 메타버스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 또한 유틸리티화를 피하기 위해서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FAANG은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젠 이들이 만들어놓은 망 위에서 달릴 수 있는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기차’들이 출연하면서 생산성 증대와 함께 3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빛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빅테크가 만든 정보망 위를 다닐 여러 컨텐츠들이 3차산업혁명을 완성한다는 견해에 따르면, 투자 기회는 미국 밖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을 까는 3차산업 초중반 단계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에만 있었다면, 그것들을 활용해서 돈을 벌 기업은 여러 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발전과 설비·소재에서 세계 1위입니다. 글로벌 태양광 패널 업체 상위 10곳 중 8곳이 중국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