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태블릿 부진 원인은 '자승자박'?

삼성 주도 패블릿 시장이 태블릿 수요 잠식
태블릿 수요 둔화 예상 따른 대응 실패 분석
  • 등록 2014-07-08 오전 10:49:08

    수정 2014-07-08 오전 10:49:08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5%나 감소했으며, 전통적인 정보기술(IT)업계 비수기인 1분기(8조4900억 원)보다도 15.19% 줄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주력 사업인 무선사업부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는 태블릿 사업의 둔화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태블릿의 부진 원인이 삼성전자 스스로 초래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 후 “태블릿은 2~3년 교체 주기가 정착화 된 스마트폰과 달리 사업자 보조금 효과가 미미해 교체 수요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의 주력 제품들이 5~6인치대의 대화면으로 만들어지면서 7~8인치대의 태블릿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화면의 대형화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를,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각각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가운데 갤노트 시리즈는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의 합성어로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의 갤노트 시리즈가 선보인 이후 LG전자도 ‘뷰’ 시리즈와 ‘G프로’ 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패블릿 제품 생산에 나섰고, 외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패블릿 제품군 생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태블릿 시장의 정체는 예견됐다.

지난 5월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2014년 태블릿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은 2억454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1분기 태블릿 판매량이 5040만대를 기록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 IDC는 “올해 태블릿 판매 예상치는 전년대비 12.1% 증가한 수치지만 전년 성장률 51.8%에는 크게 밑돈다”고 설명했다.

성장둔화 이유로 IDC는 패블릿의 약진을 꼽았다. IDC는 “작년 1분기 패블릿 점유율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4.3%를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시장 점유율이 10.5%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새로운 발상으로 내놓은 제품군인 ‘패블릿’이 자사의 태블릿 사업 확대를 저해한 원인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갤럭시탭S로 태블릿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010년 태블릿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갤탭S가 외신의 극찬을 받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갤탭S에 대해 “삼성이 지금까지 내놓은 어떤 태블릿PC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하면서 “최고의 넷플릭스(미국의 영화·동영상 서비스업체)용 태블릿PC”라고 언급했다.

IT 전문매체인 기즈모도 “아름다운 스크린과 얇은 두께, 빠른 성능, 직관적 소프트웨어를 갖췄다”며 호평했고 GSM아레나도 “갤탭S는 이제까지 나온 최고의 태블릿PC 화면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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