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솔로몬저축은행(007800) 본점은 예금을 찾으러온 200여명의 고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찼다. 대기 번호표는 이미 1000번을 넘어섰고, 6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창구에서 처리되고 있는 번호는 아직 100번을 채 넘기지 못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최근 퇴출을 시사하는 임석 회장의 발언과 함께 유력한 퇴출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기석에 앉아있던 20대 한 여성은 "영업시작 전인 8시30분부터 기다렸는데도 150번대 번호표를 받았다"며 "5000만원 이하는 안전하다고는 들었지만 불안해서 한달 전 예금한 3000만원을 인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번호표 발급기 고장으로 직원들이 수동으로 번호표를 나눠주면서 조금이라도 빠른 순서를 뽑으려는 고객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점 직원이 "오늘 대기표는 600번까지만 처리할 수 있다"고 공지하자 객장은 더욱 술렁였다. 기다리다 분을 참지 못한 60대 여성은 "주말에 발표해 여기 영업정지되면 내 돈을 어떻게 찾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번호표가 1000번을 넘어서자 솔로몬 측은 일시적으로 번호표 지급을 중단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대기인수가 너무 많아 객장 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일시적으로 번호표 지급을 중단했다"며 "사람들이 좀 빠져나가면 다시 번호표를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금인출을 기다리던 60대 한 남성은 "도대체 200번까지만 처리해준다는 근거가 뭐냐"며 "전산망에 문제가 있으면 당장 고쳐서 오늘 내 돈을 지급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 예금과 후순위채를 모두 갖고 있다는 40대 주부는 "예금보다 후순위채가 걱정"이라며 "솔로몬저축은행에도 예금 인출하러 갔는데 1038번 대기표만 받고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예금인출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에 맡긴 예금은 어떠한 경우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는 보호된다"며 "막연한 불안감에 예금을 중도해지할 경우, 이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중히 판단해달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저축銀 추가퇴출 임박..뱅크런 등 시장혼란 가중 ☞[특징주]저축은행株, 퇴출발표 앞두고 줄줄이 `下` ☞대형 저축銀 2~3곳 추가퇴출..검찰 수사도 의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