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조사때 1위였던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조사에서 2위로 물러섰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에도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이데일리가 10월8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제6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결과, 한신정이 신용등급의 종합적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 3.42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기평이 3.33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한신평은 3.31점으로 뒤를 이었다.
◇한신정 1위 탈환..충격적인 등급하향이 없어서?
한신정이 1위를 되찾기는 했지만 내용이 알차지는 않은 모양새였다. 순수하게 지지도가 높아졌다기보다는 다른 신평사에 비해 이탈표가 적었던 효과가 컸기 때문.
1위와 2위 사이의 점수 차이(0.09점)와 1-3위간 점수차(0.11점)도 지난 조사 때(각각 0.13점, 0.18점)보다 줄어들었다. 지난 조사에 비해 3사에 대한 지지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 조사 때 한신정에 가혹했던 매니저 그룹과 비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이 이번 조사에서는 덜 짜게 점수를 매겼다. 지난 조사에서 3.16점을 줬던 매니저 그룹은 이번 조사에서 3.39점을 줬고, 비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은 3.29점에서 3.49점으로 점수를 올렸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한신정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실제로 등급 하락속도를 묻는 질문에서 한신정은 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에서는 지난 조사때보다 낮은 점수(2.87점→2.76점)을 받은 반면, 비 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3.0점→3.15점)과 매니저 그룹(2.98점→3.11점)에서는 우호적 평가를 받았다.
다만 회사채 업무비중이 높은 이들의 경우 한신정에 대한 신뢰를 유지했다. 회사채 관련 업무가 전체 업무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하는 응답자들은 한기평(3.40점→3.08점)과 한신평(3.08점→2.88점) 점수를 대폭 깎은데 반해 한신정(3.46점→3.44점)에 대해서는 지난 조사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수를 줬다.
한기평의 반전 드라마는 반년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조사 때 3사중 가장 높은 3.50점를 받으며 명실공히 으뜸 신평사로 꼽혔던 한기평은 이번 조사에서 3.33점을 받는데 그쳤다. 이는 최하위인 한신평(3.31점)과 큰 차이 없는 점수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지난 조사 때 3.46점을 매겼던 CA 그룹은 이번에 3.06으로 0.40점이나 떨어뜨렸다.
한 자문위원은 "변화의 초기효과가 소멸된 것"이라며 "상반기때 한기평의 변화를 신선하게 여겼던 애널리스트들이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데 대해 실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하위를 면치 못한 한신평은 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으로부터 특히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5회때 3.04점이었던 크레딧 애널리스트 그룹의 점수는 이번에는 아예 2점대(2.96점)로 떨어졌다.
한 자문위원은 "한 때는 시장을 주도하던 신평사였는데도 불구하고 발행자에 영합하려는 모습이나 시장과의 접촉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 반복돼,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이라며 "무디스의 경영참여가 신용평가의 본질을 강화하는데 보다는 경영성과를 개선하는데 더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매우 역설적"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자문위원도 "시장 참여자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시장 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서 지체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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