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통 들었을 뿐” 20대 한인 여성, 美 경찰 총에 사망…내막은

20대 한인 여성, 병원 이송 거부
911 없이 출동한 경찰, 문 부수고 총격
유족 “주머니칼 바닥에 있었다…과잉 대응”
  • 등록 2024-08-09 오전 10:42:43

    수정 2024-08-09 오전 10:42:43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미국 뉴저지주에서 조울증을 앓던 20대 한인 여성이 출동한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가운데 유족들은 “과잉 대응”이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보디캠 영상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이모(26)씨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전 1시 25분 자택으로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져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당시 경찰이 부순 이 씨의 집 문. (사진=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한인회 및 유가족에 따르면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빅토리아 이(26)씨가 지난달 28일 오전 1시 25분쯤 자택으로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사건 당일 이 씨 가족은 조울증 증세가 심해진 이 씨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911에 구급차를 요청했고, 911 대응요원은 관련 규정상 경찰에 동행해야 한다고 알렸다.

당시 경찰이 출동할 것을 알게 된 이 씨의 불안 증세는 심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택배 상자를 열 때 사용하는 소형 접이식 주머니칼을 손에 쥐었고 가족은 경찰이 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도록 이 사실을 911에 알렸다.

유족에 따르면 당시 구급대원 없이 경찰이 먼저 출동했고 상황 악화를 우려해 경찰에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이 씨가 진정되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때 경찰이 현관을 부수고 집에 진입했고 19ℓ짜리 대형 생수통을 들고 현관 근처에 서 있던 이씨를 향해 총격을 1회 가했다.

총알은 이 씨의 흉부를 관통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시 58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뉴저지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칼을 수거했다고 발표했지만, 이씨 유가족은 경찰이 진입했을 당시 주머니칼은 이씨 손이 아닌 바닥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문을 부수는 소리에 두려움을 느껴 물통을 들고 있었고, 경찰을 위협하는 행위가 없었는데도 경찰이 과잉 대응을 했다는 것.

당국은 사건 발생 1주일 후 총격을 가한 경찰관 이름이 토니 피켄슨 주니어라고 공개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경찰이 적법하게 대응했는지에 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자세한 사건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씨의 집 안 셋팅돼 있는 악기들. (사진=연합뉴스)
뉴저지한인회와 이씨 유가족 변호사는 전날 한인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보디캠 영상 공개와 함께 투명한 진상조사를 주 당국에 촉구했다.

유족은 이 씨가 정신건강 문제로 2021년 학업을 포기했으나 여행, 음악연주, 반려견과 시간 보내기 등으로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었고, 상황이 나아지면서 뉴욕 맨해튼의 음악 스튜디오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인회는 “병원 이송을 위해 구급차를 요청한 가족의 요청에 경찰이 무력을 먼저 사용한 이번 사건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비극”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로스엔젤레스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요청한 한인 양용(사망 당시 40세)씨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LA 경찰국(LAPD)이 공개한 해당 경찰관들의 보디캠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양 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나서 왼손에 흉기를 들고 있던 양 씨와 맞닥뜨린 지 약 8초 만에 “그것을 내려놓아라”라며 3차례 총격을 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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