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CJ제일제당(097950)과 아미코젠(092040)은 각각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업체인 천랩(311690), 비피도(238200)의 최대주주가 됐다. CJ제일제당은 천랩의 지분 44%를 983억원에, 아미코젠은 비피도 지분 30%를 601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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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모든 미생물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인간 질병의 90% 이상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은 95%가 장 등 소화기관에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인간 질병 대부분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은 장내 미생물이 주원료인 만큼 합성, 바이오의약품들에 비해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CJ제일제당·아미코젠 시너지는
아미코젠은 2000년 효소 엔지니어링으로 시작한 바이오 기업이다. 효소는 효모의 대사작용에서 발생하는 물질이다. 현재 아미코젠은 효소·바이오의약품, 헬스케어, 바이오의약품 소재 등 사업을 영위하는데 모두 회사의 근간인 ‘효소’ 역량이 누적되면서 진출한 분야다.
두 기업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일단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구 고령화, 웰빙 등 추세로 건기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도 2019년 811억1000만달러(96조원)에서 연평균 7.6% 성장해 2023년 1086억8000만달러(129조원)가 될 전망이다. 이중 식음료(2023년 기준)가 92%를 차지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현황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없는 만큼 신약 개발 시 두 기업이 누릴 수혜도 클 전망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현재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인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허가 단계에선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개발이 되면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할 만한 가치는 있다”며 “글로벌 측면에서 볼 때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업체들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이 가장 빠른 업체는 미국 세레즈테라퓨틱스다. 최근 가막성 대장염 치료제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하고 네슬레와 FDA 승인시 공동 상업화에 나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선 고바이오랩이 건선과 아토피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해 단계가 가장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