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영환 만찬…윤석열 "안철수, 2012년 대선 완주했어야"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양보하지 말고 완주했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영환 전 의원이 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9일 김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과 어제 문배주를 마시며 나눈 1시간 40분 동안 우리는 허심탄회했고 서로를 존중했다”며 전날 만찬에서 나눈 대화 일부를 소개했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안 대표의 2012년 대선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안 대표의 그간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그는 맑고 선한 생각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도 대체로 공감하면서 안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양보하지 말고 낙선을 각오하고 완주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김종인 위원장을 찾아뵙는 일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여쭤봤다”며 “(그러자) 먼저 뵈었어야 하는데 여러 사정이 겹쳤다고 하고 곧 찾아뵙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김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부패를 막고 정부와 여당의 관계에 있어서 민정수석은 최고의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 가운데 중요한 것은 민정의 실패에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에게 “끌려가는 지도자가 아니라 끌고 가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우리 역사 속에서 박정희, 김대중이 그런 인물이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집권 후반기 자기의 지지기반인 진보진영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미 FTA, 제주 해군 기지, 이라크파병을 결단했다는 점이 그런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반해 문재인 대통령은 진영에 끌려 다니고 민주당은 문파 등 팬덤에 갇혀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저녁 회동을 가졌다. 윤 전 총장은 만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랜 정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귀한 말씀을 많이 듣고 배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