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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의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6일 개장한 중국 증시는 이날 새벽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한 방에 휘청거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1.87포인트(5.58%) 급락한 2906.46을 기록해 3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이 붕괴됐다. 상하이 지수의 낙폭은 한때 6.56%에 이르렀다.
중국 위안화도 한때 달러당 6.7985위안을 기록하며 4개월여 만에 가장 약세였다. 반면 중국 국채 10년물 선물은 0.41%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과 위안화를 팔고 채권을 사들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금융시장을 휘젓고 있다”고 전했다.
흔들린 것은 중국만이 아니다.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선물 지수는 5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스탠다스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100지수 역시 두자릿수 이상 빠지며 미국 주가 하락을 예고했다. 반면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수익률 하락)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파열음은 미국·중국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통화로 분류되는 미국 달러와 엔화에 대한 쏠림이 심해졌다. 이들 통화가 오르면서 유로-엔 환율은 한때 123.33엔까지 하락해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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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동일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3~0.6%, 중국 GDP는 0.5~1.5%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GDP 역시 0.1~0.2%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여부는 오는 8일 미·중 무역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미국 워싱턴 D.C에 온다면 “중국 측이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세 인상’이라는 카드를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다.
문제는 8일 협상이 무산될 경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중 무역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류 부총리가 협상단에 포함될지, 출국일은 언제인지 등 세부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게 된다면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 이후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에 대한 25% 추가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이후 예정했던 3월 1일 전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다시 한번 관세 부과 유예를 선언했다. 이는 모두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뤄진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다시 부과한다면 어느 한 쪽이 지쳐서 백기를 들 때까지 해보자는 선전포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