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는 이유 있었네

아파트 실거래건수 4만건 육박
집장만 수요증가..주택담보대출규모 급증
  • 등록 2009-04-16 오후 1:11:15

    수정 2009-04-16 오후 1:11:15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최근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버블세븐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담보대출규모도 3조원을 훨씬 웃도는 등 각종 집값 지표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포착된다.

◇ 아파트 거래량 4만건 육박..강북·수도권 거래량 증가

주택시장이 바닥을 탈출해 상승세로 진입했다는 징후는 거래량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공개한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3월 아파트 거래는 3만7398건으로 직전월에 비해 30%(8657건) 늘었다. 3월 실거래가 자료에서 주목할 부분은 서울 강남 뿐만 아니라 강북, 수도권,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점이다.
▲ 아파트 실거래 월별건수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1만3256건이 신고돼 전월대비 33.8% 늘었다. 작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서울도 3957건이 신고돼 전월보다 31.5% 늘었다.
 
강남3구의 경우 1186건으로 전월(1210건)에 비해 소폭 줄긴 했지만 올들어 석달 연속 1000건을 넘었다. 강북권 14개구에서는 1347건이 신고돼 한 달 전보다 65.3%나 늘었다.

6대 광역시의 경우 지난달 1만2130건이 신고돼 전월 신고분(8023)보다 4107건, 33.8% 증가했다. 이는 작년 6월(1만2164건) 이후 최대 거래건수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올 들어 아파트 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지난 3년 평균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주택시장이 바닥을 탈출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작년 9월 이후 1만건 안팎이던 실거래 건수가 4만건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주택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시장 참여자가 많아진 것은 주택시장 체력이 많이 회복됐고,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 담보대출 급증..`한 채 더 장만` 수요 늘어

주택가격 상승의 또 다른 신호는 주택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규모의 급증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밝힌 `2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44조7980억원으로 1월보다 3조3163억원 늘었다.

월중 증가폭으로는 부동산투기 열풍이 불었던 2006년 11월(4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작년 11월 1조7712억원에서 12월 2조3270억원으로 늘었다가 올 1월에는 1조7934억원으로 감소했었다.

한국은행은 "강남3구를 제외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단기 대기성 자금의 정거장 구실을 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자금도 지난 14일 123조4375억원으로 금융위기 전인 지난해 9월1일(74조8708억원)에 견줘 48조5667억원 늘어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택가격 하락과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등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1채 더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 신호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등의 악재로 조기 재상승 국면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주택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나아져야 하는데,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마이너스"라며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한 현재 집값 수준에서 수요초과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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