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은 지난 1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설악산 국립공원의 마지막 지게꾼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 1시간 반 동안 지게짐을 나르고 6000원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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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지만 이보다 더 놀랍고도 안타까운 점은 임기종 님이 배달하고 받는 돈이었다”라고 덧붙였다.
45년간 설악산을 오른 마지막 지게꾼인 임 씨는 방송에 출연해 “2시간 걸리는 흔들바위까지 2만 원, 30분 걸리는 비선대까지 8천 원, 1시간 반 걸리는 비룡폭포까지 6천 원, 6시간 걸리는 대청봉까지 25만 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특히 대청봉은 등반에만 6시간이 소요되는 것이지, 내려오는 시간까지 합하면 10시간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진행자 유재석도 이러한 금액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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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역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비용이다. 비룡폭포 구간의 경우에는 최저시급으로 따져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기종 님에게 배달 일을 맡기고 이처럼 상식 이하의 품삯을 지급하는 곳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며 파악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수십 년 동안 노동착취를 당하고도 남들을 위한 삶을 살아온 임기종 님이 이제라도 정당한 대우를 받길 바란다”고 했다.
이러한 청원은 14일 오전 9시45분 현재 1만5497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되어,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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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씨는 실제로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임금을) 내가 정한다. 너무 많이 받으면 내가 마음이 편치 않고, 주위에도 인심을 잃는다. 다들 아는 사람인데, 짐을 올려주는 경비는 받지만 내려올 때 그쪽에서 부탁하는 심부름은 그냥 해준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MBC 및 강원도 봉사대상을 받아 상금 800만 원으로 독거노인 20명에게 2박3일 제주도 관광을 시켜줬고, 2007년 대한민국 봉사 대상의 상금 1000만 원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설악산의 상가와 휴게소가 공원정비 사업으로 철거돼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지게를 지고 받은 품삯 역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임 씨는 일거리가 없는 날에는 건물철거 현장 막노동과 이삿짐 운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비용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차라리 다른 후원방법을 찾아보자”, “도움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등 목소리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