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다”며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게 (사망)하루 전날이었다.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 있다는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온라인 영결식에서 조사를 통해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아는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며 “대학교 1학년 때 그 모범생이 김상진 열사 죽음 추모하며 반유신시위에 참여했고, 그래서 학교를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1년 만에 다시 인권변호사로 돌아왔고,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 사건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87년 민주화 이후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운동 길을 닦았다”며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서 공동장례위원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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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또 박 시장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던 시기를 떠올리며 “2011년 지리산에서 저한테 전화가 왔다. 서울시장 선거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하길래) 저는 ‘그 순간 수염 깎고 내려오세오. 내일까지 내려오세요’라고 했고, 그리고 그는 내려오셨다”고 말했다.
그는 “친절한 원순씨라는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시민의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 아저씨 같은 시장으로 시민 위해 열정 바쳐서 일을 해왔다”며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고 했다. 이어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은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남은 일은 뒷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길.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한 평생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사회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삶을 줄곧 해왔다”며 “당신이 그토록 애정을 쏟았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