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부인에서 출고정지까지' 창비 파문수습에 안간힘

1차 표절부인하다 독자 거센 비난 후폭풍
2차 대표명의로 사과성명 발표하며 진화
신경숙 작가 사과 이후 '작품집 출고 정지' 결정
  • 등록 2015-06-24 오전 10:21:40

    수정 2015-06-24 오전 10:21:40

창비의 신경숙 작가 표절 부인에 항의해 독자들이 창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거센 비난의 글을 쏟아냈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창비가 신경숙 작가의 단편 ‘전설’의 표절파문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파문 초기인 17일만 해도 이를 부인했지만 곧이어 18일 대표 명의로 사과성명을 냈다. 또 23일에는 신 작가의 단편 ‘전설’이 수록된 작품집의 출고정지까지 결정하면서 발빠르게 움직였다.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 ‘창작과 비평’이 아니라 ‘표절과 두둔’이라는 독자들의 거센 비난은 물론 문단권력의 출판상업주의의 아성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상황이 제대로 수습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창비는 소설가 이응준 작가가 신 작가의 표절파문을 제기했을 당시만 해도 “사실무근이며 표절제기는 부당하다”는 요지의 입장을 밝혔다. 창비는 17일 문학출판부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표절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고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언론과 독자분들께 ‘전설’과 ‘우국’ 두 작품을 다 읽고 판단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거대한 역풍으로 돌아왔다. 독자들은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던 창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창비 내부에서도 “어쩌다가 창비가 이 지경에 이르렀냐. 부끄럽다”며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화들짝 놀란 창비는 18일 강일우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창비는 “ 한국문학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출판사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지 못한 점은 어떤 사과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다“며 ”내부 조율 없이 적절치 못한 보도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3일에는 표절의혹에 침묵하던 신 작가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표절을 시인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창비·문동·문지 등 메이저 출판사 중심인 문단권력의 출판상업주의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터져 나왔다.

창비는 신 작가의 사과 이후 단편 ‘전설’이 실린 단행본 ‘감자 먹는 사람들’의 출고를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미 유통된 책은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3일 오후 4시 서울 서교동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는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 공동 주최로 ‘최근의 표절사태와 한국 문학권력의 현재’라는 주제의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신경숙 표절파문 이후 최초로 열린 공개토론회다. 이 자리에서는 신경숙 표절파문의 근본 원인은 문단권력의 출판상업주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현재 신경숙의 표절의혹이 거론되고 있는 저작은 창비 출간 소설뿐만이 아니다“며 ”의혹이 된 저작을 출판한 문학동네나 문학과지성사를 포함한 출판사들 역시 사실여부를 체계적으로 검토해서 독자들에게 공표하고 결과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학평론가 오창은 중앙대 교수 역시 ”출판상업주의가 문단을 움직이는 메커니즘이 되면서 작가들이 문학적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창비냐 문학동네냐 문학과지성사냐 같은 출판사로 자신의 정체성을 삼고 있는 상황“이라며 ”나름의 색채를 가지려 했던 출판사들이 이제는 자본의 이익을 우선하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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