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긴장이상(dystonia)은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특정 근육이 뻣뻣해지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난치병에 속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이 피아니스트의 길이 아닌 작곡가가 길을 걷게 된 것도 바로 이 근육긴장이상증 때문이었다. 슈만은 피아노를 칠 때 오른손 중지가 저리고 뻣뻣해지는 일명 ‘피아니스트 경련(pianist’s cramp)‘에 시달렸던 것으로 유명하다. 오른손 중지를 사용하지 않는 피아노 연주곡 ’토카타 7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바로 이 질환이다.
피아니스트 뿐 아니다. 특정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나 악기 연주자들은 특히 국소 근긴장이상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타리스트나 골프 선수, 작가 등이 이에 속한다. 여성보다 남성들에게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며, 연습량이 많고 , 강박이나 완벽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 증상은 음악가 경련(musician’s cramp), 글쓰기 경련(writer‘s cramp)이라고도 불리는데, 다른 일을 할 때는 멀쩡하던 근육들이 막상 악기를 연주하거나 글을 쓸 때, 즉 자신의 특기를 실행할 때 수축된다. 오랫동안 연습하고 단련시킨 특정 근육 부분에서만 운동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근긴장이상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서도 쉽게 발견된다. 일반인 역시 전신보다는 특정 근육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목 근육이 긴장되면서 목이 돌아가거나, 눈 근육이 긴장되면서 눈이 과도하게 떨리고 감기는 식이다. 손발이 반복적으로 떨린다거나 의지와 상관 없이 움직인다면 근긴장이상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틱이나 뚜렛증후군과도 증상이 비슷하다.
특히 부모들은 나이가 어린 자녀들이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이지는 않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연령이 낮을 때, 특히 다리에서 생긴 근긴장이상은 전신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변한의원 원장 변기원 박사는 “근긴장이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뇌의 기저핵과 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손상돼 있다. 기저핵 손상을 방치하면 근긴장이상뿐 아니라 파킨슨병 등 더 심각한 신경계 질환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기원 박사는 “현대의학은 근긴장이상을 난치병으로 분류하고 환자의 증세만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을 사용한다. 보톡스를 주사하거나 항콜린제를 사용해 증상을 억제시키는 것이 보통”이라며 “당장의 증상만 억누르는 것은 병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일침했다.
그렇다면 근긴장이상증을 한의학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질문에 대해 변기원 박사는 “뇌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장 건강이 선행돼야 한다. 장은 뇌 다음으로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위장 기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철저한 식단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그러나 근긴장이상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전문가와 함께 체계적인 뇌 재활 운동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눈이나 목, 팔, 다리 등의 근육이 수축되는 느낌이 든다
△ 전신의 근육이 긴장되는 느낌이 든다
△ 눈을 자주 깜박거리게 되거나 눈꺼풀에 경련이 생긴다
△ 글씨를 몇 줄 쓴 후 필적이 나빠진다
△ 말을 할 때 목이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 피곤할 때 목이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당긴다
▶ 관련기사 ◀
☞ 땀 많은 아이, 증상별로 치료 달리해야
☞ [아는 것이 힘]노안, 증상 따라 수술법 달라
☞ [전문의 칼럼] 중년 이후 무증상 석회성 건염도 많아
☞ 루푸스 증상은
☞ 쿠싱병 증상, 비만인 줄 알았는데 얼굴이 부풀어
☞ 섬유근육통 증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