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화성에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췄던 고대 담수호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과학실험실’(MSL) 프로젝트 과학자들은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의 활동 지역인 게일 크레이터 안의 ‘옐로나이프 베이’ 구역에서 35억~36억년 전 수백만년 동안 존속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담수 호수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미국지구물리학연맹(AGU) 회의에서 발표했다.
MSL 연구진이 발표한 6개의 보고서는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과학자들은 지난 3월 게일 크레이터 안에서 고대 호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새 연구들은 이 호수에 관해 훨씬 상세하고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진은 이 담수호가 지금은 물이 남아 있지 않지만 시추 시험과 암석 표본 분석을 통해 과거 이곳의 환경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산성도와 염도가 낮은 물이 있었으며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암석에는 탄소와 수소, 산소, 질소, 황 성분이 들어 있어 만일 화학무기독립영양 미생물(chemolithoautotrophs)이 존재했다면 충분히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연구진은 “초기 지구 환경을 잘 아는 지질학자들에게 게일 크레이터는 지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면서 “이 호수는 단순한 미생물이 발달하고 보존되기에 완벽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암석에서 생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큐리오시티가 이암(泥岩)과 사암(砂岩)층을 뚫고 들어가자 점토 광물질이 발견돼 물과의 상호작용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 암석의 화학 성분은 입자들이 하천에 의해 옐로나이프 베이로 운반돼 왔음을 시사하며 이들 성분은 퇴적된 후 한참 지나서야 화학적 풍화작용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큐리오시티가 발견한 다양한 산화 단계의 광물질과 화합물들은 미생물이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단순한 반응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암이 발견된 웅덩이의 폭은 약 60m였지만 과학자들은 이것이 드러난 작은 한 부분일 뿐이며 퇴적층 밑에는 30㎢가 넘는 암석지대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암층의 두께는 물이 존속했던 시간의 길이를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수백만년에서 수천만년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그러나 큐리오시티의 자료를 해석하는데 주의해야 한다면서 이는 이암의 실제 퇴적 연대가 아니라 호수로 흘러들어온 퇴적물에 들어 있는 광물질의 연대이며 이는 실제보다 몇억년 뒤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표면의 이암이 침식에 의해 노출된 시기가 약 7천800만(±3천만) 년 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연대가 중요한 것은 큐리오시티가 장차 어느 곳에서 유기물 분자를 찾아야 하는지 말해주기 때문이다.
큐리오시티는 지난 2012년 8월5일 게일 크레이터에 착륙해 2년 예정으로 탐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큐리오시티의 작업 목표는 화성의 생명체 서식 가능성 평가, 착륙지점 지질 분석, 물의 역할 등 과거 생명체 서식요인 조사, 표면의 광선 스펙트럼 분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