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포화상태`다. 이른바 `장롱` 신용카드가 수북이 쌓여있다. 그렇다 보니 신용카드업계의 성장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통신, 유통 등 새로운 영역과 손잡는 `이종(異種)결합`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 금융, 통신·유통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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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용카드 시장의 키워드는 `컨버전스(융합)`. 통신, 유통 등 금융과 전혀 다르다고 여겨졌던 시장이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 `모바일카드`가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손잡은 하나SK카드가 지난 2월22일 출범하면서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하나SK카드는 이달중 카드결제와 쇼핑정보, 할인쿠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마트페이먼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데뷔전`을 치른다. 앞으로 모든 신용카드는 통신 기반의 모바일카드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원수 600만명, 시장점유율 5% 내외인 중소형 카드사가 모바일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지각변동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KT는 모바일 신용카드시장에서 SK텔레콤과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비씨카드 인수를 추진중이다. KT는 신한카드의 비씨카드 지분 14.9% 인수를 위한 실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T가 이 지분을 인수하면 우리은행(27.7%), 보고펀드(24.6%)에 이어 비씨카드의 3대주주가 된다.
다른 경쟁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2008년 신한카드가 KT와 합작 설립한 `신한KT모바일카드`도 변신을 꾀하고 있고 비씨카드는 모바일카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모바일카드 시장 개척을 위한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결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 모바일 결제용 단말기 공급과 가맹점 확보 문제 등을 누가 얼마나 빨리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 전 세계인 지갑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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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현지 금융회사인 산탄데르 소비자금융(Santander Consumer Finance)과 손잡고 합작사인 `현대캐피탈 독일(Hyundai Capital Germany GmbH)`을 설립했다. 국내 소비자금융회사중 유럽에 첫 깃발을 꽂은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독일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영업 활성화 전략과 연관이 깊다. 독일은 영국에 이어 기아차의 유럽내 두번째 판매 시장이다. 독일내 기아차 판매량은 기아차 유럽 판매량의 17%를 차지할 정도다. 현대캐피탈 독일이 출범한 이후 3개월간 기아차 고객의 `기아자동차금융(Kia Motors Finance)` 이용 비율이 46.5%에서 5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현대캐피탈은 중국에 현지사무소를 두고, 전략적 제휴를 맺을 파트너를 모색중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1위 자동차 판매시장으로 급부상한 상태다.
김홍균 현대캐피탈 베이징사무소 수석대표는 "현대캐피탈 중국법인을 설립해 현대·기아차그룹이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량에 대한 할부판매 분석과 적합한 할부상품 개발, 외부 금융기관과 할인판매 제휴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해외 파트너와 제휴 확산..`신흥국 진출 움직임도`
신용카드사들은 포화상태인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벗어나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으로 진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전 세계 가맹점과 고객을 이미 보유하고있는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그들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하면서 해외로 나가고 있다.
신한카드는 일본 신용카드 국제브랜드인 JCB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인 `유어스(URS)`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하이포인트카드 나노`, `에스모어(S-MORE)`, `SK행복카드`, `생활愛카드`, `제이플러스(J-Plus)` 등 총 5개 카드에 `유어스` 브랜드가 적용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번 JCB와 제휴를 통해 동남아 신흥시장과 일본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JCB는 일본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 지역 등에 가맹점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이 해외에 은행법인, 지점 등을 설립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만큼 그룹사와 연계한 카드 비즈니스도 동반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