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기술은 일본에, 디젤 기술은 유럽에 선점당하면서 친환경차 경쟁에서 한 걸음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미국업체들은 차세대 자동차로 친환경차를 대거 선보이면서 이같은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8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의 업체들은 친환경차를 선보이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을 압박했다.
우선 GM의 경우, 한국인 디자이너 강민영씨가 디자인 한 것으로 유명한 '험머 HX'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험머 HX'는 620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슈퍼카'로 가솔린과 차세대 대체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에탄올을 각각 15:85로 섞은 E85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친환경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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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루츠(Robert A. Lutz) GM부회장 겸 제품개발 총책임자도 "현재의 자동차에는 엔진 및 엔진 탱크가 존재하며 여기에는 화석연료가 사용되는데 미래엔 이를 대처할 연료가 필요하다"며 "그것은 바로 에탄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울러 최근에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뿐만 아니라 폐기물에서도 에탄올을 추출할 수 있다"면서 에탄올이 향후 GM이 개발하는 친환경차의 주된 연료로 사용될 것임을 암시했다.
포드도 랜드로버 브랜드로 친환경기술을 접목시킨 '랜드로버 LRX'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중소형 복합 SUV로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친환경기술이 적용됐으며 옆 유리와 천정에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해 경량화에 성공한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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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경우, 친환경차 개발에 더욱 적극적이다. 크라이슬러는 이번 모터쇼에 '에코 보이저' 콘셉트카를 등장시켰다. 이 차량은 중형 미니밴으로 연료전지 하이브리드카다.
이밖에도 크라이슬러는 지프 브랜드의 '레니게이드' 콘셉트카도 선보인다. '레니게이드'는 디젤엔진과 모터 2개를 사용하는 PHEV엔진을 동력원으로 하는 친환경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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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연료전지와 모터가 결합된 'FCX Clarity'콘셉트카와 지난 도쿄모터쇼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1,4 가스 하이브리드 엔진의 'CR-Z'콘셉트카를 내놨다.
닛산도 클린 디젤엔진을 사용한 중대형 미니밴인 '포럼' 콘셉트카를 전시하고 미국차 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북미오토쇼가 미국에서 열리는 만큼 자국업체들 위주의 차량이 많이 전시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차에게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미국차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 많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에탄올 등 대체연료를 사용한 친환경차를 앞세워 그동안 일본차와 유럽차에게 빼앗겼던 자동차 강국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미국차 업체들의 노력이 향후 얼마나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